의성發 컬링 열풍…학생·일반인들 사이 인기 몰이

입력 2006-11-16 09:42:10

"전에는 친구들과 공부하거나 밖에서 그저 그렇게 놀았는데 이제 컬링이 너무 재미있어요."

의성초교 5년 강민정(11)양은 15일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의성 컬링경기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컬링을 즐기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국내 유일의 컬링 전용 경기장이 있는 의성에 초등학생, 교사, 주부 컬링클럽 회원들이 늘어나는 등 컬링 바람이 불고 있다.

경북도와 의성군, 경북컬링협회의 노력으로 경북 의성군 의성읍 중리리에 컬링 전용경기장이 건립된 때는 올 4월. 컬링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 경기장을 사용해오다 7월부터 경북컬링협회가 문화관광부 지원으로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개설했고 경북도교육청과 의성군교육청이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컬링을 장려하기 시작했다.

이에 의성초교, 의성여중 등 이 지역 학교 교사들이 컬링 강습회에 참가,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학생들과 함께 와 컬링을 직접 체험했다. 지금까지 컬링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인원은 2천여명. 이중 80여명은 17개의 동호인 클럽을 결성, 매주 1~2회 이상 컬링을 하고 있고 매월 한차례 대회도 열고 있다.

교사와 학생, 부부 교사 등 가족 클럽이 있는가 하면 주부 클럽도 있다. 어른 회원들은 자녀를 데리고 다시 나와 함께 즐기면서 가족간 대화가 많아져 정이 두터워지는가 하면 주부클럽 회원들은 사과 수확을 하느라 바쁘면서도 컬링 모임에는 거의 빠지지 않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소문이 소리없이 번지면서 영양, 구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컬링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고 있다. 대구와 구미 지역의 캐나다, 일본, 카자흐스탄인 외국인 대학 교수들도 시간날 때면 이 곳을 찾아와 컬링을 즐기고 있다.

컬링을 한 지 5개월째라는 이정민(17·의성여고 2년)양도 이날 경기장에 나와 "컬링은 과정 전체가 재미있지만 특히 스톤을 하우스에 넣을 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 비교적 생소한 컬링은 얼음판 위에서 스톤을 굴리고 쓸어 점수판인 하우스에 집어넣는 동계 종목으로 지능을 많이 요구해 '빙상 위의 체스'로 불리기도 한다. 올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는 컬링의 국내 TV중계 시청률이 다른 종목을 제치고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북컬링협회는 컬링 열기가 확산되는 데 힘입어 다음달 중 '경북도지사배 전국 컬링대회'를 열고 가족 클럽들의 요청에 따라 내년 중 '패밀리 컬링대회'도 열 예정이다.

김경두 경북컬링협회 부회장은 "초등학생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컬링 보급에 주력하고 내년에는 치매 예방에 좋은 컬링의 장점을 활용, 노인들에게도 컬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문의=054)834-9555.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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