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동 집값도 미치나…대책 후 뒤늦게 가격 상승

입력 2006-11-15 10:38:33

'정부 대책안이 나온 이후 매물이 사라졌네요.'

대구 지역 집값 상승의 진앙지인 수성구 범어동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최근들어 이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 잠잠하던 아파트 가격이 수도권발 집값 급등과 이에 따른 정부 대책안이 흘러나오면서 호가가 이상 급등하고 매물이 사라지는 등 국지적인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역 부동산 업소인 부동산 하우스 이성희 소장은 "이번주부터 유림노르웨이와 동일하이빌 분양권 가격이 평형대별로 1천-2천만원씩 급등했으며 매수 문의는 늘고 있지만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며 "매도자가 가격을 갑자기 올린 탓에 이번주에만 6건의 계약이 막판에 무산됐다."고 밝혔다.

'범어동 발' 이상 현상은 지난주 분양 계약을 한 범어동 롯데캐슬이 97%의 계약률을 기록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대책안이 쏟아져 나오면서 매수자가 늘고 호가가 올라가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소들의 설명.

부동산 업소들은 "내달부터 전매가 되는 1천500가구의 범어동 두산위브더 제니스도 당초 예상과는 달리 시장에 나온 물량이 40여개도 되지 않고 호가도 지난주에는 3천만원선이었으나 1천여만원 급등했다."며 "유림 노르웨이와 동일하이빌은 아예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택 업계에서는 두산 위브 더 제니스 가구수가 워낙 많은데다 지난해 초고가 분양가(평당 1천280만 원)를 기록한 이후 신규 분양 시장이 침체된 점을 들어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한편 범어동 발 이상 조짐은 인근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초 분양 이후 미분양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범어동 인근 수성 3가 지역 미분양 아파트를 찾는 내방객이 눈에 띄게 늘고 계약 건수도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

롯데건설 심철영 분양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이 발표되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오히려 계약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 나고 있다."며 "미분양 계약 조건 변경을 한 원인도 있지만 정부 발표가 오히려 시민들의 집값 불안 심리를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이러한 '범어동 발' 이상 조짐에 대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대구 전 지역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범어네거리 인근 지역만 최근들어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수도권과는 달리 전체 아파트 공급량이 많은데다 관망세도 높아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는 무리수가 많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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