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잘 치고 지키는 야구' 구상 돌입

입력 2006-11-14 09:34:48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한국시리즈에 이어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도 빈약한 공격력으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 라이온즈의 당면 과제는 타선 강화. 세대 교체, 소속 FA선수를 잡는 문제와 더불어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 3년 연속 우승 달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트레이드? 용병 타자 영입?=당초 선동열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한 타선 보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어느 구단도 현재 최강팀인 삼성의 전력이 더 강화되길 바라지 않는 입장이기 때문. 그나마 트레이드 가능성을 논의한 일부 구단들도 권혁, 윤성환(내년 복귀 예정) 등 핵심 투수를 내주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트레이드 성공 가능성이 한층 낮아졌다.

외국인 선수 2명 중 한 명을 타자로 뽑는 것도 논의되고 있는 부분. 문제는 내년 시즌 선발 명단에서 에이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로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권혁, 임창용 등을 선발로 돌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올 시즌 부상으로 뒤늦게 마운드에 오른 탓에 시즌 내내 선발 등판이 가능할 것인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삼성 관계자는 "확실한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을 보유하고 있으면 최소한 4강 전력은 유지, 시즌 구상이 한결 용이해진다는 것이 선 감독의 생각"이라며 "최고의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선 감독이 외국인 선수 선발 카드 중 한 장을 타자에 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있는 선수를 활용한다=내년 시즌 김한수(35)가 맡고 있는 1루수와 박종호(33)가 맡고 있는 2루수 자리, 외야 한 자리에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54, 홈런 7개.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로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박종호의 성적(타율 0.238)도 아쉬운 부분. 결정적인 순간이나 큰 경기에서 이들의 경험은 큰 힘이 됐지만 조금씩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일단 타자 중 두드러진 유망주가 없지만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내년 시즌에 대비한다는 생각이다. 백업 1루수로 뛴 조영훈(24), 전문 대주자로 활약한 내야수 강명구(26), 두산 베어스에서 올 시즌 트레이드로 삼성에 입단한 외야수 강봉규(28)의 중용이 예상된다.

또 FA가 된 포수 진갑용, 투수 전병호, 내야수 김재걸은 선수 쪽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한 재계약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은 진갑용에게 최소한 2003년 19억 원에 3년 계약(4년째 옵션 포함 23억 원)했던 박경완(SK 포수) 수준을 보장해준다는 방침이다.

한편 강봉규, 투수 강영식과 권혁 등은 전문가를 통해 심리상담을 받게 함으로써 실전에서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게 할 계획이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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