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자(48·여·대구 동구) 씨는 요즘 잠을 이룰 수 없다. 지난달 말 통장 선출에서 억울하게 떨어졌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통장위촉 적격심사기준에 따른 채점 결과 자신보다 2점이 낮은 사람이 당선돼 동 사무소에 따졌더니 "통장 위촉은 동장의 재량"이라는 얘기만 돌아왔다. 박 씨는 "19년 동안 한 동네에 살면서 18년 동안 반장과 통장을 했는데 차점자가 어떻게 통장이 될 수 있느냐."며 "결국 심사는 형식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업 주부로 8년동안 통장을 맡아 온 김미자(51·여·대구 동구) 씨도 마찬가지. 7점이나 낮은 점수를 받은 주민에게 밀려 통장직을 내놨다. 동구청에 진정서를 내 '통장 선출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했으나 묵묵부답. 김 씨는 "통장을 안해도 그만이지만 공정한 평가를 요구한다."고 했다.
통장 위촉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수당, 혜택 등으로 인기가 크게 높아졌지만 위촉이 동장의 '고유권한'이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 대구 동구의 한 동의 경우, 지난달 말 2년 임기가 끝나 통장을 재선출해야할 곳은 모두 13곳. 그러나 8곳만 공개모집이 이뤄졌고 그 중 2곳에서 차점자가 통장에 위촉됐다.
'교체민원'. '행정 협조 불성실'이 그 이유였다.
이에 대해 해당 동장은 "차점자를 위촉한 것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했으며 불평이 적은 곳은 연임시켰다."며 "공개모집을 한 것도 통장 연임으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동의 통장의 경우 지난해 각종 수당, 회의비, 상여금 명목으로 350만 원 상당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