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7시 지하철 반월당역. 50대 중반의 한 여성이 승강장 게이트를 통과하자 '삐익~' 소리와 함께 노란색 불이 켜졌다. 일반 성인은 파란색 불이 들어와야 정상. 노란색 불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그리고 65세 이상 노인들만 쓸 수 있는 우대권을 사용했을 때 켜진다. 역무원이 신분증을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1949년생으로 밝혀져 우대권의 부정사용으로 기본요금 800 원의 30배인 2만4천 원의 부가금을 물었다.
지난 4월, 1호선 중앙로역에서도 40대 여성이 학생정액권으로 게이트를 통과하다 적발됐다. 학생정액권을 쓰면 초록색 불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 '딸이 집에 두고 간 것을 모르고 사용했다.'고 변명했지만 내역을 조사한 결과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기본요금의 30배를 부가금으로 내야 했다.
몇백 원 아끼려다 수만 원을 내야하는 부정승차객이 줄지 않고 있다.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말 현재 부정승차 단속건수는 하루 평균 9.2명꼴인 2천793건으로 부가금만 6천8백여만 원에 이른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지하철 요금이 950 원으로 올라 부가금도 동대구~서울 간 새마을호 요금과 비슷한 2만 9천450 원을 내야 한다.
가장 많은 부정승차 유형은 '우대권 부정발급'.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지하 1층에 설치한 우대권 무인 발급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용 등 할인율이 높은 저연령층 카드나 정액권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청소년용, 어린이용 카드를 사용하거나 무임승차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광춘 대구지하철공사 홍보팀장은 "부정승차로 적발된 이들은 돈 부족, 또는 승차권을 잃어버렸다고 변명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몇백 원 아끼려고 양심을 파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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