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적지서 亞챔스리그 우승컵 품는다

입력 2006-11-06 08:36:22

'중동 적응은 끝마쳤다. 남은 건 우승 세리머니 뿐'

아시아 클럽축구 정상 정복을 위해 8부 능선을 넘은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적지인 시리아에서 우승 확정에 나선다.

전북은 9일 오전 2시(이하 한국시간) 시리아 홈스의 칼레드 빈 알 왈리드 스타디움에서 알 카라마(시리아)와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 1차전에서 염기훈과 보띠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둔 전북은 원정 2차전에서 1골 차로 패하더라도 우승컵을 차지한다. 1-3으로 지더라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조별리그부터 빡빡한 일정에 따른 선수들의 체력 고갈에도 '피 말리는' 역전극을 연출하며 결승까지 오른 전북은 마지막 한 판 승부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

홈 1차전이 끝난 다음날인 2일 최강희 감독을 비롯해 주전급 선수 14명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로 전지훈련을 보내 시차 및 중동 기후에 적응하도록 했다. K-리그는 아예 포기했다. 지난 5일 수원과 후반기 최종전 홈경기는 2군 선수로 치르게 했다.

이처럼 전북이 이 대회에 '올인'한 것은 우승에 따른 상금 등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승을 차지하면 60만 달러(약 5억6천만원)의 상금을 차지하는 데다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참가 자격을 확보한다. 클럽 월드컵에는 출전 수당만 100만 달러(약 9억3천만원)다.

구단과 현대자동차㈜의 홍보 효과는 더욱 크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치르면서 창출해 낸 홍보효과가 자그마치 184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 이번 대회 우승에는 K-리그 구단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K-리그 구단은 2002-2003 시즌 출범한 이 대회에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04년 대회에서 성남 일화가 결승에 올라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와 원정 1차전에서 3-1로 이겼지만 홈 2차전을 0-5로 어이없이 패하는 바람에 다 잡은 듯 했던 우승컵을 놓쳤기 때문에 전북이 K-리그의 체면을 살릴 좋은 기회다.

다만 상대가 유독 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염려된다. 이번 대회 들어 알 카라마는 홈에서 총 5경기를 치렀는데 4승1무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특히 준준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는 지난 대회 우승팀 알 이티하드를 4-0으로 완파하기도 했다.

결승 1차전에서 0-2로 져 불리한 입장에 놓인 알 카라마는 홈 2차전에서는 4만여석 규모의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열띤 응원 속에서 대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알 카라마가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 오히려 상대하기 쉽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해 오다가 공격에 나서면 아무래도 빈틈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라며 "1차전 2-0 승리를 잊고 '백지' 상태에서 경기를 한다고 마음 먹고 있다. 방심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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