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가 경기 전에 2㎞를 뛰었다면..
보통 한 경기에 10㎞ 정도를 뛰어야 하는 프로축구 선수가 경기 전에 2㎞를 먼저 뛰고 나왔다면 그 결과는?
'별들의 무대'로 알려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러시아 대표로 출전한 스파르타크 모스크바 선수단.
이 팀 선수들은 지난 1일(한국시간) 모스크바 시내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터밀란(이탈리아)과 D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그만 지각을 하고 말았다.
경기장에는 모처럼 열리는 빅 매치를 보기 위해 무려 9만 명의 대관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홈 구장이라고 여유있게 출발한 선수단이 경기 시작 직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기장 주변에서 잇따라 교통사고가 발생하면서 지독한 정체를 빚는 바람에 선수단을 실은 버스가 꼼짝없이 서버린 것. 마침 주변에 있던 서포터스들이 "우리도 3시간30분이나 도로에 갇혀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경기 시간에 늦어 몰수패를 당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선수들은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고 경기장으로 뛰기 시작했다. 지하철 공사 직원들은 선수들을 알아본 뒤 표도 받지 않고 열차에 태웠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지하철에 나타난 선수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도 했다.
가까운 역에 내린 선수들은 부리나케 스타디움으로 뛰었다. 2㎞나 되는 거리였지만 몰수패라는 망신을 염두에 둔 선수들은 '전력 질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
외신에 따르면 모스크바 선수단은 교실에 지각한 학생들이 들어온 것처럼 스타디움 입구부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고 한다.
숨고를 틈도 없이 시작된 경기. 모스크바는 59초만에 인터밀란의 아르헨티나 출신 스트라이커 훌리오 크루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았고 그게 바로 결승골이 됐다. 홈 관중의 성원을 등에 업고 반격을 펼쳐봤지만 이미 때를 놓쳤다.
'2㎞ 워밍업'은 선수들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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