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4인 '同床四夢'…대선 행보 본격화

입력 2006-11-02 11:21:05

북핵과 국정감사에 가려졌던 대선주자들의 행보가 이달들어 빨라지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2일 강연을 시작으로 대선 행보를 재개했다. 또 전국을 돌며 민생 탐방과 강연 등에 나서는 한편 한나라당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과의 모임도 잇따라 추진, 당내 지지기반을 강화하고 정책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구 지역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추격이 본격화 되자 이를 저지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를 위해 앞으로는 대구·경북을 자주 방문, 지역 여론을 듣는 한편 정책 개발이나 현안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오는 23일에는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리는 전국 자동차학회 학술대회에 참석, 축사를 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는 2일 서울에서 '서초포럼' 초청 강연을 통해 "1968년(1.21사태)에는 무장 간첩이 청와대 앞까지 왔지만 지금은 북한의 핵 위협이 우리 국민의 집 앞까지 와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핵 개발을 강행한 것은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북한 지도부라도 이런 정부를 상대한다면 핵개발을 계속 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유럽운하 투어를 다녀온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특강 정치를 시작했다. 이 전 서울시장은 2일 호남대학교를 방문, '청년의 꿈과 도전'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또 영산강 학술심포지움에서 초청 특강을 갖고 뉴라이트 광주전남연합 창립식에도 참석했다.

이에 앞서 1일 이 전 시장은 강릉 관동대를 방문, 특강을 통해 북한핵실험 사태와 관련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단합해야 하고 리더는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연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 합의와 관련, "(북한이) 다시 6자회담에 들어온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결과가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전날 강원도 인제군'만해마을'에서 여장을 푼 이 전 시장은 최근 폭우피해를 본 강릉시 성덕동 남항진을 찾아 수재민 위로, 강릉지역 상공인 오찬, 강릉지역 총학생회장단 간담회 참석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이 전 시장은 4일 대구와 경주를 각각 찾을 예정이며 8일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강연정치와 2차 민심대장정를 병행해 연말까지 자신의 지지율을 두 자리수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의 수동적인 행보에서 탈피, 공격적 성향으로의 변모를 꾀한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수요포럼에서 강연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미국 헤리티지재단아시아연구센터 데일프랑크 선임연구원 및 전·현직 외교관들과 접촉해 북핵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수요포럼 강연에서 그는 "개발독재로 돌아갈 순 없다."며 '한반도 대운하'를 주요 대선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 전 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 전 지사측은 이에 대해 "정책 대결로 봐달라."며 특정인사에 대한 비판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지지도 제고를 위해 유력 대선후보와 각을 세우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오는 8일부터는 2차 민심대장정을 준비 중이다. 1차가 사회문제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면 2차는 해법찾기에 주력한다. 이를 위해 인재풀이 많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16개 시·도를 하루 간격으로 순회한다는 계획이다.

◆고 건 전 국무총리도 제 목소리를 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충북 미래희망포럼 창립기념 세미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처음으로 정계개편에 대한 의견을 밝힐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중도실용 개혁세력의 통합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헤쳐모여' 방식으로 통합신당을 창당하는 방식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고건신당'안도 버리고 통합신당 창당주역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제한된 역할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가 주목되는 이유는 고 전 총리가 자신의 고유 스타일을 버리고 갑자기 현안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데 있다. 이와 관련 한 측근은 "고 전 총리가 "애매모호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이제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봉대.이창환.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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