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주범 이낙성에 네티즌들 '동정론'

입력 2006-11-01 22:42:46

"부잣집에 태어났으면 인생의 반을 교도소에서 보냈겠어요?"(네티즌 'test71004') "그래도 탈옥후에 착실하게 땀흘려 돈을 벌었잖아요. 약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cruelinten)

1년 7개월 간의 도주 끝에 31일 경찰에 검거된 탈주범 이낙성(42)씨에 대해 온.오프라인에서 동정론이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탈주 후 이씨가 나름대로 성실한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그의 불우한 성장배경에 연민을 나타냈다.

네이버 뉴스게시판의 이용자신분(ID) 'ariccia'씨는 "탈옥해 봤자 사회가 더 춥고 배고팠을 것이다. 불쌍하다"고 동정했으며 'coolgo7'씨도 "어렵게 탈출해서 중국집 배달사원으로 어렵게 산 것 같다. 성실하게 살았던 정상이 참작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 남찬우(34)씨도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쉽게 범죄에 빠져들었고 이후 인생의 절반 가량을 감옥에서 보냈다고 들었다"며 "범죄자를 양산하기까지 이 사회에는 책임이 없었는지 이번 기회에 생각해봐야 한다"고도 했다.

이씨가 탈옥한 뒤 몇달 후 폐지된 보호감호제도에 대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네티즌 'pa2409'씨는 "보호감호제는 이중 처벌인 까닭에 폐지가 된 악법"이라며 "징역형을 다 치른 뒤 보호감호 기간에 탈출했으며 탈주 후에도 성실하게 살아온 점을 참작해 선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동정론의 배경에 "불경기 속 잘 풀리지 않는 힘든 삶에 대한 대중의 공감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동정론이 이는 것은 사람들이 보호감호제의 부당성 때문에 법질서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데다 탈주 후의 성실한 생활이 부각됐기 때문"이라며 "서민들이 사회 환경때문에 나름대로 성실한 삶을 살고 있지만 딱한 처지가 되고마는 상항을 자신의 삶과 동일시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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