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동반 하락…지역 수출업체들 시름 깊어져

입력 2006-11-01 09:41:04

원화에 대한 달러와 엔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역 수출업체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최근 원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900원대에 머물고 있고 엔화도 2년여 만에 30% 가까이 떨어졌다. 때문에 지역의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일본으로 공구를 수출하는 한국OSG는 지난 2년 동안 수출액의 약 30%를 손해 봤다.

이한우 상무는 "원자재의 경우, 심한 것은 예전에 비해 100~150% 가량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엔화 뿐 아니라 달러로 대금을 받는 상황이라 동반 하락은 그 만큼 이 회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계공구 수출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익THK는 최근 거래업체들로부터의 가격 인하 요구가 부쩍 늘었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이 떨어진 탓이다.

이상조 이사는 "현재 원가 절감 등으로 가격을 내려주고 있지만 지금 같은 추세로 원화가 상승하면 앞으로 무척 힘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낸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대일 수출업체 애로' 조사 보고서를 통해 현재와 같은 환율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대일 수출 중단 품목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더욱이 중국산과 경쟁 관계에 있는 부품류나 농수산물 등이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환변동보험을 이용해 '환 위기'를 극복하는 지역 수출업체들도 늘고 있다.

차부품업체인 에스엘의 경우, 올해부터 내년까지 달러환율을 환변동보험을 통해 983~998원으로 미리 확정, 올해만 벌써 6억 원 이상의 보험금을 탔다.

김희진 상무는 "꾸준한 환율 하락을 예상해 보험을 들었는데 이 같은 헷지(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 회피)로 인해 최근 환변동에도 별 다른 피해가 없다."고 했다.

한편 2003년 98건에 불과하던 대구·경북의 환변동보험 이용건수가 2004년 195건, 2005년 475건이었으며 올해는 10월 현재 492건으로 급증했다. 최근 3년간 4배 이상 증가한 것.

김민수 한국수출보험공사 대구지사 차장은 "최근 엔화가 급락하면서 엔화 환율도 100엔당 700원대를 대비해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전창훈기자 apo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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