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청춘 남녀들의 속성 데이트가 유행하고 있다.
31일자 영국 일간지 인디펜턴드 인터넷판에 따르면 테헤란 도심의 특정 장소에 청춘 남녀들이 차를 몰고와 데이트 상대를 찾고 있다는 것.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장소는 늘 바뀌며 아는 사람들 사이에만 구전된다고 한다.
테헤란의 속성 데이트는 짧은 시간안에 최대한 데이트 상대방을 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90년대말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된 '스피드 데이팅'과 같은 개념이다. 첫날에는 상대를 물색하고 둘째날에는 맘에 드는 사람을 찍으며 셋째날에는 명함을 내미는 방식이다.
테헤란의 인구 분포상 30대 이하 연령층이 70%나 되기 때문에 집단 데이트의 열기는 뜨겁고 그만큼 짝을 찾을 기회도 많다고 한다. 한 여성의 경우 속성 데이트 현장에서 단번에 10명의 남성으로부터 명함을 받아내기도 했다는 것.
데이트 상대를 얻기 위해서는 매력적인 용모가 필수적이다. 비록 이슬람에서 여성들에게 스카프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테헤란의 젊은 남성들은 용케도 이목구비가 갖춰진 여성 파트너를 가려낸다고 한다.
남녀를 불문하고 선명한 목소리에 날씬하고 금발이며 조각 같은 얼굴이면 대환영을 받는다. 이들이 선호하는 음악적 취향도 LA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불법으로 설치한 위성 안테나가 테헤란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덕분에 젊은이들은 태평양 건너편의 최신 트렌드에 익숙하다.
용모와 음악적 취향도 중요하지만 어떤 차를 가졌는지가 성패의 최대 관건. 국산 페이칸을 몰고 가서는 결코 짝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속성 데이트 '고수'들의 충고다.
국산차보다는 수입차가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가급적이면 프랑스산 승용차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테헤란에 프랑스에서 수입된 승용차가 널려 있고 특히 푸조 286이 그렇다는 것. 데이트 고수들은 BMW나 벤츠라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민차인 페이칸은 상대방으로부터 무시를 당할뿐만 아니라 단속원들이 탄 도요타 SUV를 따돌리기도 어렵다. 이처럼 인기가 없는 페이칸은 현재 생산도 중단된 상태다.
데이트 현장에서는 몇몇 BMW 5, 6 시리즈를 볼 수 있었다. 한 20대 남성은 무스로 긴 머리를 빗어넘긴 모습에 얼굴이 자부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값비싼 벤츠 CLS를 몰고 있어 최소한 수백장의 명함은 능히 챙겼을 것으로 짐작될 정도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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