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386인사의 상반된 '일심회'평가

입력 2006-10-31 10:29:30

"실체 가능성 크다" "소영웅주의자 행동"

386 운동권이 연루된 일심회의 실체를 두고 진위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1980년대 운동권 핵심에 몸담았던 두 명의 386 인사가 이번 사건에 대해 상반된 분석을 내놓았다.

◆'포섭 코드는 反美'=1980년대'강철서신'을 통해 주사파 핵심 이론가로 활동하다 1990년대 초반 전향한 김영환 씨는 수사중인 사안이고 국정원 수사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는 전제를 깔면서도"여러 정황상 실체가 있는 사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 씨는"북한은 1990년대 이후 사회주의보다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반미'이다. 자본주의 생활에 익숙한 386 일부가 북에 포섭될수 있던 것은'반미'의식을 토대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씨는 하부 조직원이 북한 상부 기관원을 만난 것은'점조직 또는 단선연계'라는 기존의 간첩 사건과 판이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결의 수준이나 충성심을 확인하기 위해, 약화된 충성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하부조직원도 북한 공작원을 접촉할 수 있으며 이번 일심회처럼 작은 규모의 조직도 일정 수준 이상의 활동을 하는 조직원은 얼마든지 북측 관계자를 직접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소영웅주의에 따른 돌출행동'이란 일부 시각에 대해선"자칫 인생을 망칠 수 있는데 경솔한 행동을 할 수 있겠냐."며 가능성을 일축했고'저조한 포섭실적'에 대해선"1990년대 이후 북한의 어려운 실상이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5명도 적은 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장민호 씨 소영웅주의 발로"=1980년대 중반 서울 모 사립대 학생운동 조직에 깊숙이 몸담은 K 씨는"이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의 레임덕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장민호 씨의 고정간첩 활동은 소영웅주의의 발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김승규 국정원장이 재직 중 대공팀을 독려해 장 씨 사건을 추적하다가 북핵실험 이후 경질 위기에 놓이자 추종자들이 설익은 상태로 터뜨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 씨는 국정원 수사내용에도 의문을 제시했다. 10년 넘게 고정간첩으로 활동하면서 고작 5명을 포섭했다는 점, 일심회 회원 혐의를 받는 이진강 씨가 형의 휴대전화 단말기를 사용한 것은 당국을 따돌리려는 이유가 아니라 실제 다른 사정이 있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K 씨는"장 씨가 북한을 드나들며 북측 인사들에게 남한에 구축한 광범위한 인맥을 자랑했고 북측은 모종의 임무를 맡겼으며, 이후 장 씨가 남한으로 돌아와 지인들과 술자리 등에서 북쪽 인맥을 내세우며 자연스럽게 토론했고 이 과정이 국정원에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건이 386 정치인이나 시민단체로 불똥이 튈 가능성과 관련,"과거엔 대북 접촉 채널이 없어 호기심 차원 등에서 북한 간첩과 접촉했으나 이제 연간 수만 명이 북한을 다녀올 정도로 북한 방문이 자유로워져 실제 포섭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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