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대구'…삼성 라이온즈, 시민과 우승 축배

입력 2006-10-31 09:59:18

한국시리즈 2연패 카퍼레이드

'우승 기분, 실감나네.'

30일 오후 5시 무렵부터 대구시 중구 일대 도로에는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했다. 웬일인가 싶어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민 이들은 정체 원인을 확인하고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이 오픈카에 올라 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었던 것.

길을 지나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여기저기서 "배영수", "오승환" "조동찬" 등 선수 이름을 부르며 "파이팅", "잘했어요",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외침이 들렸고 선수들은 밝은 미소로 화답했다. 행렬이 지나가는 길에는 오색 색종이가 흩날렸다.

선동열 감독과 김재하 단장을 비롯한 선수단과 구단 관계자들은 이날 대구시청을 방문한 뒤 12대의 오픈카에 나눠 타고 봉산육거리→반월당네거리→중앙로→오페라하우스를 돌아 오후 6시쯤 '시민감사 축제' 행사장이 마련된 대구시민야구장에 도착했다. 수백여명의 팬들은 선수들이 도착하기 전 야구장 주위에 모여들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 후 카 퍼레이드를 벌인 것은 올해가 처음. 지난해까지는 우승을 하더라도 삼성그룹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자제하고 대구실내체육관에서 팬들과 함께 조촐하게 축하행사를 갖는 정도가 고작이었으나 올해는 카 퍼레이드를 벌여 시민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일부 올드 야구팬들은 1980년대 초까지 인기를 누리던 고교야구 전국대회에서 경북고와 대구상고(현 상원고)가 우승한 후 카 퍼레이드를 벌이던 당시를 회상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미 어둠은 깊어졌지만 삼성의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민 5천여 명은 선수단과 함께 치어리더 공연, 마술 쇼, 가수 휘성과 김혜연의 공연을 보며 즐거움을 만끽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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