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서서히 잊혀가는 인물. 자그마한 키에 거무튀튀하고 주름 많은 얼굴, 벗겨진 머리에 텁수룩한 수염, 야트막한 코…. 고 이주일 씨다. "무명 시절에는 얼굴이 쥐어뜯고 싶도록 미웠다."고 술회했던 이 씨는 못생긴 외모 때문에 20여 년 가까이 지방 쇼단 MC와 서울 변두리 극장 무대를 전전하다가 1979년에야 TV에 데뷔했다.
그러나 못생긴 외모 때문에 단역으로 출연하던 중 우연하게 쇼 프로그램에서 큐 사인을 잘못 알아듣고 실수로 연못에 빠졌다가 유명세를 탔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주일 만에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이때부터 그는 '이주일'이 됐다.
그는 시사풍자 코미디로 우리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2001년 10월 말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힘겹게 투병하면서도 '금연 홍보대사'로 나서기도 했다. 평생 남을 웃기며 살아온 그가 병상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30, 40년 전까지만 해도 담배는 성인남성들만의 전유물이었다. 간혹 할머니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볼 수는 있었지만, 여성 흡연이 사회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수용되지 않았었다. 요즘은 여성 흡연이 진풍경이 아니다. 남녀평등이 확산되고 여성의 사회적인 역할이 확대되어 가면서 여성 흡연도 보편화되는 듯하다.
시내 레스토랑에서 테이블 위에 담배를 꺼내놓고 주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담배를 피우는 젊은 여성들의 모습이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에는 남성의 흡연율이 줄어든 반면 여성의 흡연율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금연운동협의회로부터의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남고생의 흡연율은 1991년 32.2%에서 지난해 역대 최저인 15.7%로 반감한 반면 여고생은 지난해 6.5%의 흡연율을 기록, 91년의 2.4%에 비해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발암물질 창고'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체 암의 30~40%는 담배로 인해 발생한다. 담배 속에는 적어도 2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 담배를 오래 피울수록 이들 발암물질이 몸에 축적되어 폐암 이외에도 암이 생길 가능성은 월등히 높아진다. 꼭히 암이 아니더라도 호흡기나 순환기 등의 주요 장기 기능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특히 여성들의 흡연은 더욱 심각하다. 여성 흡연은 암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 폐경, 골다공증과 관련이 있으며 임신부의 흡연은 태아에게 신체 발육부전, 미숙아, 선천성 기형 등의 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난 애당초 담배를 배우지 못해 애연가들의 가슴 후련하다는 그 담배 맛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골초이던 주변 친구들도 이주일 씨의 고통스런 영상을 보고 금연한 경우가 많다. 하물며 애연 여성들이여, 굳이 담배까지 남녀평등할 일이야 없지 않은가.
서중교(에스제통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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