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들었어요"…옷·벽지·비누 제작 주부 현장 탐방

입력 2006-10-30 07:57:13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

기성품들이 넘쳐나고 있어서일까. 최근 자신에게 꼭 맞는 것을 찾아 직접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는 것이 당연시되던 옷에서부터 비누·화장품 등 일상용품을 여성들이 직접 만들어쓰는가 하면 벽지를 바꾸는 등 인테리어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주부들의 만들기 현장을 직접 따라가본다.

◆ 내 아이 옷은 내가 만든다!

김미정(36·대구 수성구 범물동) 씨는 딸 두교(8)의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힌다. 아이가 태어난 후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옷 만들기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 년에 만드는 옷은 약 네 벌. 지금까지 만든 옷이 모두 서른 벌은 족히 된다. 원피스·조끼·코트는 물론 모자와 가방까지 만들어주니, 아이는 대만족이다. "직접 만든 옷을 입히고 나가면 주변 엄마들이 더 관심을 가져요. '신기하다, 나도 해보고 싶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죠."

일년 전부터 옷 만들기에 나선 조정애(32) 씨는 지금 딸 영임(7)이의 겨울 코트 만들기에 한창이다. 원피스와 볼레로는 지난 여름 유용하게 입혔다. 조씨는 "아이 옷을 만들기 시작하자 아이도, 신랑도 감격해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는 점이 매력적이예요. 아이가 좋아하는 천을 직접 고를 수 있으니 정서에 좋고, 소재도 선택할 수 있어 아토피가 있는 영임이에겐 딱입니다."

영임이의 자랑이 이어진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옷을 입고 나가면 친구들이 다 이쁘다고 해요". 옷 만들기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비용은 시중 옷값과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다고. 무엇보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엄마와 아이의 유대가 돈독해지는, '행복한 바느질'이라고 입을 모은다.

♠ 옷 만들기는 문화센터 등에서 직접 배울 수도 있지만 인터넷사이트를 활용해도 좋다. http://cloth.hihome.com, http://bsstudy.com, www.jom.pe.kr 등 옷 만들기 사이트가 많다. 원단과 옷본을 구할 수 있고 치수재기, 바느질 방법, 재단하기 등 옷 만드는 방법을 쉽게 설명해준다. 회원들끼리 의견교환도 가능하다.

◆ 벽지를 바꾸니 행복도 UP

이은수(36·대구 수성구 수성1가) 씨는 최근 달라진 집안 분위기에 행복하다. 평소 벽지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씨는 고민 끝에 벽지를 직접 바꾸기로 결심한 것. 인터넷으로 꼼꼼하게 분석, 집안 분위기에 맞는 벽지를 고르고 최근 유행하는 포인트 벽지도 점찍었다.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실크벽지를 고른 이씨는 붓과 풀, 본드는 발품을 팔아 직접 구입했다. 직접 설명을 듣고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보다는 상가에서 구입한 것. 아이를 위해 친환경 제품을 구입한 덕분에 벽지를 바른 후에도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다. 거실과 부엌 등 방을 제외한 거의 모든 벽을 꾸몄지만 비용은 10만원 안팎으로 저렴하게 해결했다.

최근 이씨처럼 직접 벽지를 바꿔 분위기를 바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따뜻한 느낌을 위해 패브릭으로 벽을 꾸밀 수도 있다. 벽지 보다 선택의 폭이 넓은 패브릭은 시공도 간편하고 계절마다 손쉽게 바꿀 수 있어 인기가 높다.

♠ 이은수씨 따라하기-패브릭 벽지 시공

① 집 안에 벽지를 바를 공간을 정하고 주변 가구 색상에 맞게 원하는 색상의 패브릭을 고른다.

② 시공할 벽의 가로·세로 폭을 잰 뒤 필요한 원단 양을 계산한다. 여유분으로 1~2마를 더 준비한다. 보통 32평형 아파트 거실을 기준으로 110cm 폭으로 8~9마가 필요하다고.

③ 원단을 길게 늘어뜨려 벽 길이에 맞게 자른다. 끝단의 여유 부분 2cm정도 안쪽으로 접어 딱풀로 깔끔하게 붙인다. 재단한 원단을 벽에 시침핀으로 고정한다.

④ 벽에 딱풀을 넓게 대충 바른다. 벽 아랫부분까지 바른 뒤 끝단이나 테두리 부분은 원단을 붙여가며 꼼꼼히 바른다. 무늬를 맞추는 것이 관건. 벽에서 뜨는 부분은 분무기로 물을 뿌리고 걸레로 문지른다. 물걸레로 전체를 정돈한다.

◆ 천연비누로 피부미인 되기

시중에 판매되는 비누는 몇 년을 방치해도 부패하기는 커녕 모양과 향이 그대로다. 이상하지 않은가? 이런 의문으로 비누를 직접 만들어쓰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 최지안(27·대구 북구 칠성동) 씨는 조카들의 아토피 때문에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일반 비누는 방부제·응고제·계면활성제·인공색소와 같은 화학제품들의 뒤범벅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깜짝 놀란 최씨는 집안의 비누를 모두 버리고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3년째 비누를 만들어 조카들에게도 꾸준히 선물하고 있다. "제 피부가 원래 여드름같은 트러블이 많았는데, 천연비누를 사용한 후 많이 좋아졌어요. 조카들의 아토피도 많이 호전됐고요."

천연비누의 효능을 체험한 터라 만나는 사람마다 천연비누를 써보라고 권한다. 덕분에 주변에선 '천연비누 전도사'로 통한다. "피부에 꼭 맞는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향과 색상도 내가 직접 선택한 비누는 하나의 예술작품입니다."

♠ 최지안씨 따라하기-아토피에 좋은 어성초 비누

① 적당량의 비누 베이스를 작은 크기의 사각으로 자른다.

② 비누 베이스를 중탕으로 녹인다.

③ 비누 베이스가 녹으면 어성초 추출물과 비타민 E 오일을 1%정도 첨가한다.

④ 원하는 향의 아로마 에센셜 오일 2,3가지를 20방울 정도 넣는다.

⑤ 비누틀에 비누액을 붓는다.

⑥ 비누가 굳으면 랩으로 밀봉해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유통기간은 약 1년.

비누 베이스, 아로마오일 등의 재료 구입은 천연비누 재료 판매상을 직접 찾아가거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www.cakesoap.co.kr, www.miinsoap.com 등의 쇼핑몰이 큰 편.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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