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한국 4강 신화의 벅찬 감동 여파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에도 영향을 미친 것일까.
29일 프로야구 삼성-한화 한국시리즈 6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수용 규모 3만500명)은 경기시작(오후 2시) 45분 전인 오후 1시15분께 입장권 현장 판매분 2천500장이 매진됐다. 입장 수익은 4억6천763만원.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부터 4경기 연속 만원 행진. 잠실구장에서만 이틀 연속 매진이다.
지방팀 간 한국시리즈로는 지난 1996년 10월23일 해태(현 KIA)-현대 6차전 이후 무려 10년, 9경기 만인 전날 5차전 때 만원을 이뤘다.
잠실구장에는 1루와 3루쪽 더그아웃을 가득 메운 삼성과 한화의 팬들이 파란색과 빨간색 막대풍선을 흔들며 그라운드에서 허슬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 못지 않게 뜨거운 응원 대결을 펼쳤다.
올해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로 순연되는 경기가 속출하고 설상가상으로 2006 독일월드컵축구 때문에 시즌 전체 관중이 지난 해 대비 10% 감소하는 악재 속에 예상하지 못한 이상 열기다.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한 야구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SBS가 생중계했던 지난 26일 4차전의 4시간 평균 시청률은 9.6%로 집계됐다. 특히 연장전이 진행된 9시 이후에는 평균 18%대를 기록했고 순간 시청률은 최고 25%까지 치솟았다는 후문이다.
이진형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팀장은 "평소 야구 시청률이 6% 정도면 성공한 것이라고 하는데 한국시리즈인 걸 감안하더라도 평균 10%대까지 나온다는 건 대박 수준"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흥행의 보증 수표로 통하는 롯데와 LG, KIA가 가을잔치에 초청받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포스트시즌 열기는 WBC 4강 진출 쾌거와 무관하지 않다. 당시 야구 종주국 미국을 꺾으며 4강에 오르자 서울 잠실구장을 비롯한 전국 야구장 등에서는 월드컵 못지 않은 대규모 응원전이 펼쳐졌다.
당시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인식 한화 감독과 투수코치로 김 감독을 보좌했던 선동열 삼성 감독이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우승컵을 건 '사제 대결'을 벌이게 됐으니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특히 김인식 감독은 KIA 준플레이오프 때 1, 3차전 1점 차 승리로 힘겹게 관문을 통과한 뒤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감독이 있는 정규시즌 2위 현대마저 1패 뒤 3연승으로 물리치는 거센 돌풍으로 팬들의 잠자던 야구 열정을 깨웠다.
또 올해 투수 트리플크라운 위업을 이룬 '괴물 루키' 유현진과 꿈의 통산 200승을 달성한 송진우(이상 한화), 아시아 세이브신기록(47S)을 세운 '특급 소방수' 오승환, 타석에 설 때마다 야구사를 새롭게 쓰는 '기록 제조기' 양준혁(이상 삼성) 등 스타 등 볼거리가 많은 점도 흥행의 또 다른 이유다.
잠실구장을 찾은 삼성팬 허동훈(25.창아엔터테인먼트 근무)씨는 "WBC 때 감격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준플레이오프부터 박진감 있는 경기가 이어졌고 특히 한국시리즈 3, 4차전 연장 접전이 펼쳐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명승부를 놓칠 수 없어 경기장을 직접 찾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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