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반도 대운하 거점항만 대구가 최적지"

입력 2006-10-27 10:04:31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한반도 대운하가 건설될 경우 대구가 내·외항을 겸하는 대규모 거점항만이 되고 부산과 인천 등에만 있는 항만청도 대구에 설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을 탐방 중인 이 전 시장은 26일(현지시각) 유럽 최대 내륙운하 거점도시인 독일뒤스부르크를 방문한 자리에서"(내륙산업 발전을 이끌 수출 항구로서) 내항과 외항을 겸할 수 있는 대규모 거점 항만으로써는 대구가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시장이 방문한 뒤스부르크항은 북해 항구 로테르담에서 흑해의 항구 콘스탄자까지 총연장 3천500Km를 관통하는 RMD(Rhein-Main-Donau)운하 거점도시로 세계 일류 물류기업이 집결하고 있는 최대의 외항을 겸하는 내항 도시다.

특히 뒤스부르크는 독일 라인강과 루르강이 만나는 접점으로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대구와 지리적으로 유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시장은"대구에 대규모 거점항만이 만들어 질 경우 대구에서 화물을 선적해 내륙운하를 통해 곧바로 일본을 비롯, 동남아와 미국, 유럽 등지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또 뒤스부르크 항만청을 방문해 항만청장으로부터 항구 운영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부산과 인천 등에만 있는 항만청이 내륙운하가 생기면 대구와 충주 등지에도 생길 수 있다."며 대운하 건설을 통한 내륙항만 건설에 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아울러 한반도 대운하 건설구상과 별도로 유럽 탐사를 통해 정책 구상을 밝힌 과학비즈니스 도시건설과 관련,"미국을 끌어들여 최고급형 기업도시 형식의'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독일에서 네덜란드 헤이그로 이동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0만∼50만 명의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를 유치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를 비수도권 지역에 조성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특히 외국인 학교, 의료시설 등의 인프라를 갖춘 과학비즈니스 도시 조성을 통해 "(주요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며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전 시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는 유럽 국가들 중심의 과학비즈니스 도시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소외된 미국을 끌어들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참여하는 국제과학도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과학비즈니스 도시를 국가균형 발전차원에서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 지역에 조성할 뜻을 밝혔으나 특정 지역을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오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참여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혁신도시에 대해 "한국전력공사 등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서울에 있는 지사가 더 큰 구조가 될 것"이라며 "국가균형발전하고는 거리가 한참 멀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 효과가 의문시되는 혁신도시 조성 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헤이그에서 이상곤기자(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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