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사마' 김재걸(34.삼성)이 백업 설움을 털고 또 한번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삼성의 붙박이 2루수 박종호(33)와 주전 경쟁에 밀려 백업 신세였던 김재걸은 두산 베어스와 맞붙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를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어 한류 스타인 탤런트 '욘사마' 배용준을 본뜬 '걸사마'라는 애칭을 얻었던 진흙 속의 보배 같은 존재.
당시 1차전 때 왼쪽 검지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한 박종호 대신 타석에 들어서 회심의 역전 우월 2루타를 날렸고 2차전에서도 연장 12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중간 2루타로 역전승의 물꼬를 터 결국 삼성이 4전 전승으로 우승하는 견인차가 됐다.
그 해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2루타 3개를 포함해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타점 4득점 1도루를 기록한 걸 봐도 그의 종횡무진 활약을 짐작케 한다.
한 동안 잠잠했던 김재걸의 해결사 본색은 25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날 박종호 대신 5회말 수비부터 나선 김재걸은 1-2로 뒤진 7회초 1사 1루에서 첫 타석에 올라 기습번트를 댔고 상대 투수 문동환이 더듬는 사이 빠른 발로 1루로 살아나가 결국 1사 만루에서 조동찬의 유격수 땅볼 때 2-2 동점을 만드는 징검다리가 됐다.
김재걸의 활약이 더욱 빛난 건 2-2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연장 10회.
2사 2, 3루의 절호의 득점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걸은 빨랫줄같이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주자 싹쓸이 2루타를 날려 4-2 승리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문동환의 방심을 틈타 쏜살같이 2루를 훔치는 뛰어난 주루 능력까지 보너스로 선사했다.
올 시즌 115경기에 경기 후반 주로 대타나 대수비로 투입돼 홈런없이 타율 0.211, 11타점에 그쳤던 김재걸이 한국시리즈의 해결사임을 입증하며 '가을 잔치'의 스타로 자신의 이름을 새기고 있는 것이다.
이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김재걸은 "이겨서 기분 좋고 여세를 몰아 잠실에 가서도 승리하고 싶다. 작년 한국시리즈 때 활약을 잘해 올해 경기를 앞두고 잠을 설치고 힘이 들어가 초반 타격에서 선구안이 안좋았다. 가볍게 치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은 게 주효했고 결정적 기회를 살려 기쁘다. 5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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