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835억 지원 대구재활병원 입지선정 '혼란'

입력 2006-10-26 10:57:35

칠곡 경북대병원-성서 동산의료원

국비 835억 원이 투입되는 대구재활전문산재병원의 입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재활병원은 당초 노동부가 경북대와 손을 잡고 경북대병원이 추진중인 칠곡분원 인근에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대병원 분원에 수술기능이 이전되지 않고 노인병동·암센터 등 '재활기능'만 설립할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수술기능'을 필요로 하는 산재병원이 경북대병원 분원에 반드시 갈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한국노총 대구본부와 동산의료원 측은 "산재병원이 재활기능만 있는 경북대분원에 설립된다면 요양원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입지를 조정해 수술기능이 있는 계명대 성서캠퍼스 내 동산의료원 이전부지 인근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재병원 건립사업의 실무부서인 노동부 산하의 한 정부 출연기관도 10월 초 작성한 '산재병원 건립관련 검토의견' 보고서를 통해 "산재병원이 경북대분원과 함께 설립될 경우 경북대 칠곡분원에 수술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인력·시설의 추가 투자가 불가피하다."며 "수술 기능이 있는 동산의료원과 손을 잡고 동산의료원 이전 부지인 계명대 성서캠퍼스 인근에 산재병원을 건립하는 것이 더 좋다."고 분석했다.

또 성서관리공단 측에서도 "산재병원은 근로자 밀집 지역인 성서공단 인근의 계명대 인근 부지가 적합하다."며 경대분원으로 이전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재병원 건립지 변경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04년 산재병원건립 예비타당성조사를 하면서 경대병원 분원 이전지만을 고려해 경북대병원 칠곡분원 인근에 설립되는 것이 기정사실화돼 있는데다 경북대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북대 교수출신인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열린우리당 박찬석 국회의원과 대구 계성고 출신인 김대환 전 노동부 장관이 경북대를 강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재병원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경북대병원과 동산의료원 간 유치갈등 양상을 띠자 정부는 구마고속도로 화원IC 부근의 제 3후보지까지 검토하는 등 산재병원 입지선정이 혼선을 빚는 상황을 보이고 있다.

한편 현재 2007년예산에 부지매입 및 설계용역비 110억 원을 확보한 산재병원사업은 올 연말까지는 부지선정을 완료토록 계획돼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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