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가운데 공연히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많다. 서럽고 슬퍼서 눈물이 나는 게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 눈물이 뺨으로 줄줄 흘러내린다. 눈 주위가 자주 짓무르며, 흐릿하게 보여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왜 눈물이 계속 흘러나오는 걸까?
◆눈물길 막히면 눈물이 줄줄
눈물은 눈물샘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눈물은 각막 표면을 균일하게 유지시켜 사물을 깨끗이 볼 수 있게 해 준다. 또 각막에 영양을 공급해 주며, 항균작용과 노폐물이나 이물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눈을 적신 눈물은 눈물길을 통해서 코 속으로 빠져 나가게 되어 있다. 생성된 눈물은 제대로 배출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눈물길이 막히면 눈물이 넘쳐나 사물이 흐려 보이고, 뺨으로 흘러넘치게 되어 생활에 불편을 겪는다. 분비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서 염증이 생기며 눈곱이 많이 끼게 된다.
눈물샘에서 분비된 눈물 중 적은 양은 안구 표면에서 증발한다. 나머지는 각막과 결막을 지나서 눈의 안쪽 구석에 있는 위, 아래 눈물 점을 통과한다. 눈물 점을 통과한 눈물은 눈물소관, 공통눈물소관, 눈물주머니와 코 눈물관을 거쳐서 코 안으로 빠져나간다. 눈물의 배출은 눈을 깜박거리는 동작에서 생기는 압력에 의해 이뤄진다.
◆왜 막히나
눈물길이 막히는 일은 성인의 경우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많이 생긴다. 특히 폐경기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눈물주머니와 코 눈물관이 만나는 곳이다. 만성 눈물주머니염이 따르기도 한다. 이 밖에 눈 주위의 외상이나 염증, 약물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눈물주머니의 결석이나 종양으로 인해 일어날 수도 있다.
아이들의 경우 선천적인 경우가 많다. 통계에 따르면 6%의 아기들이 눈물길이 완전히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대개 코 눈물관의 끝부분이 얇은 막으로 막혀 있어서 발생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80~90%는 태어난 지 1년 이내에 자연적으로 뚫리게 된다.
◆검사와 치료
먼저 눈물점이 정상적인 크기인지, 눈꺼풀에 이상이 있는지를 검사해야 한다. 눈꺼풀 겉이나 속이 말리거나, 눈꺼풀 이완이 있으면 눈이 자극되어 눈물의 양이 증가된다. 이를 눈물길이 막힌 것으로 잘못 알 수 있다.
눈물길이 막힌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수술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일부의 경우 제때 치료를 하지 않아서 급성 염증이 발생해 항생제 치료를 받기도 한다.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눈물이 잘 내려가지 않으면서 눈물길이 약간 좁아져 있는 경우에는 실리콘 관을 눈물길에 넣은 뒤 6개월 정도 지나서 관을 없애 눈물길을 넓혀주는 방법을 쓴다. 둘째, 눈물길이 심하게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힌 경우에는 코뼈를 뚫어 새로운 눈물길을 만드는 수술을 한다. 이 수술은 피부를 절개하는 방법과 코 내시경을 사용해 코 속으로 시술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코 내시경을 이용한 방법은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짧고 수술 뒤 흉터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코 내시경을 이용한 방법은 수술 성공률은 90% 정도로 피부를 절개하는 방법과 비슷한 수준이다.
수술 뒤 가장 흔한 합병증은 재발이다. 일반적으로 코뼈를 뚫은 부위가 살로 덮여서 많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재수술로 살을 제거해야 한다.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 후 안과와 이비인후과에서 정기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셋째, 눈물길 중 눈물소관이 막힌 경우에는 눈의 안쪽 구석과 코 사이에 눈물길을 새로 만들어 유리관을 끼우는 수술을 한다. 이 수술은 성공률이 낮고, 유리관이 빠지거나 위치가 바뀔 수 있다. 또 관 세척을 정기적으로 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선천적으로 눈물길이 막힌 아기의 경우 눈물주머니 마사지와 항생제를 눈에 넣으면서 만 1세까지 기다려본다.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막힌 부분을 뚫거나 실리콘관을 넣는 등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도움말·김근해 대구가톨릭대병원 안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