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FC의 슛이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신(神)의 도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6일 경남 FC를 2-0으로 꺾고 2006 삼성하우젠 프로축구 K-리그 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구단 관계자들과 서포터스의 열렬한 환호성 속에 어린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차 감독은 "후반전에 경남 FC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것을 보고 하느님이 도움을 주신 거라고 생각했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 초반에 골이 터지지 않아 어려웠는 데 이관우의 선제골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안심을 했다"며 "후반에 전술 변화가 필요해서 송종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조원희를 오른쪽 풀백으로 배치했던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차 감독의 설명대로 수원은 전반 42분까지 경남의 몸을 날린 수비에 막혀 골 맛을 보지 못했지만 벼락같이 터진 '이적생 효자' 이관우의 결승골이 터지면서 승리를 예감했다.
수원은 후반에 송종국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 올리고 오른쪽 풀백에 조원희를 투입하면서 수비에 안정감을 주는 전술 변화를 줬다. 하지만 수원은 후반 40분께 경남의 김진용의 슛이 골키퍼 박호진의 손을 맞고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최고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차범근 감독은 "수비를 안정적으로 만드는 가운데 공격을 강화하는 데 전술변화의 초점을 맞췄지만 추가골이 터지지 않아 속을 태웠다"며 "후반 종료 직전에 마토가 추가골을 넣으면서 마무리를 잘해 정말 기뻤다"고 강조했다.
차 감독은 남은 K-리그 경기에 대해 "FA컵 준결승(11월 8일) 등을 합쳐 일주일에 2경기씩 치러야 하는 힘든 일정인 만큼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FA컵도 놓칠 수 없는 만큼 남은 경기를 효율적으로 펼쳐야 한다. 이싸빅이나 김진우 등 교체멤버들의 상태가 좋아 다행"이라며 "이번 주말 포항과 K-리그 경기가 있는 데 후기리그 우승을 확정했지만 절대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차 감독은 특히 "전기리그 때 성적부진으로 서포터스의 비판의 목소리가 강했지만 오히려 우승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며 "항상 긴장할 수 있게 만들어 줬다"고 덧붙였다.
또 플레이오프 상대가 유력한 포항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복귀에 대해 차 감독은 "오히려 이동국이 나오는 게 수원에는 유리하다.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조직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포항 감독 역시 쉽게 이동국의 복귀를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포항은 공격수들의 돌파력과 조직력이 좋은 등 골을 넣을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게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차 감독은 "내년 시즌에는 단일리그에 이은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되는 데 웃기는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너무 즉흥적으로 리그제도를 바꾸는 것 같다. 리그방식은 간단히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만약 6위를 한팀이 1위팀을 이기고 우승한다면 선수들의 땀방울의 대가가 너무 희석된다"며 "신중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고민해야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