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고니 박찬욱 감독이 살렸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를 영화화 한 '타짜'(제작 싸이더스FNH)가 순풍에 돛을 단 듯 쾌속질주를 벌이고 있다. 개봉 26일 만인 지난 22일 569만8819명을 기록, 한국 영화 흥행 톱10에 진입했다. 이런 기세라면 이번 주중 9위에 올라있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583만명 기록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타짜 신드롬'을 낳은 최동훈 감독의 치밀한 각본과 천재적인 연출력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아울러 '범죄의 재구성'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인 '타짜'에서도 대박을 터트리며 흥행 감독으로서의 입지도 완전히 굳혔다.
최근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는 '타짜' 500만 관객 돌파 기념 축하행사가 조촐하게 열렸다. '타짜'를 탄생시킨 최 감독도 참석했다. 그로부터 영화의 뒷얘기를 들어봤다.
▶이대생 비하 대사의 진실은?-"왜 이래, 나 몰라? 나 이대 나온 여자야!"라는 정마담(김혜수)의 대사가 한동안 입방아에 올랐다. 특정학교가 실명으로 거론된 것을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것이 최 감독의 전언. 또 대사는 경험에서 나왔다고 했다. 그는 "예전에 술집에서 실제로 이런 말을 하면서 싸우는 것을 봤다. 그 상황이 너무 재밌어서 나중에 대사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번 영화에 활용하게 됐다"며 웃었다.
▶생사를 넘나든 고니-원작은 해피엔딩이지만 '타짜'를 각색한 최 감독은 고니(조승우)를 죽이려고 했다. 죽는 것을 설정해 놓은 후 시나리오를 완성했지만 찜찜한 마음이 가시질 않았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으나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을 만났다. 바로 박 감독이 생사의 열쇠를 풀어줬다. "주인공들이 계속해서 죽어나가는데 이번에는 죽음의 악령을 멈춰달라"고. 결국 고니는 박 감독 덕분에 목숨을 부지하게 됐다.
▶최동훈 감독은 걸어다닌다-최 감독의 재산목록 1호는 10년된 아반떼였다. 한데 영화를 찍은 후 차가 없어졌다. 고니가 탄 차량과 충돌해 뒤집혀지는 신을 찍을 때 바로 최 감독의 차를 긴급 투입한 것. 소품으로 사용한 대가는 1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 돈도 제작부 회식으로 전액 사용했다. 최 감독은 요즘 차가 없어서 걸어다닌다. 그러면서 최대 현안이 새차를 구입하는 것이라고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차기작은 범죄스릴러?-최 감독은 범죄스릴러의 대가다. '타짜' 속편을 찍자는 제안도 들어오지만 마음은 다른 쪽에 가 있다. 19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이완용 암살 모의 사건을 기획하고 있다. 물론 장르는 범죄스릴러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 중이다. 이 영화를 찍자면 적어도 10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가 들 뿐 아니라 크랭크인하기까지 족히 3년의 준비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상한 작품은 꼭 찍는 감독이라 조만간 이 작업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 news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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