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성공단 춤 파문' 내부 논란 가열

입력 2006-10-22 15:39:33

열린우리당 내에서 김근태(金槿泰) 의장의 '개성공단 춤 파문'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북측 여성 안내원과 춤을 춘 해프닝은 거듭되는 강권 때문이라는게 김 의장측의 주장이지만, 당내에선 의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당내 진보세력이 김 의장 엄호에 나선 가운데 당내 중도.보수파를 중심으로 김 의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춤파문 논란이 해묵은 노선갈등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중도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어느 때보다도 힘든 상황에서 김 의장이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쳤다"며 "10.25 재보선 결과에 따라 김 의장이 스스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 의장의 뉴딜정책 등을 언급한 뒤 "취임 직후부터 4개월간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당을 이끌었으면 결과에도 책임을 지는게 당연하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2월 전당대회도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당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을 방문, 재보선을 앞둔 당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데 대해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김 의장측은 "말도 안되는 주장"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김 의장의 한 측근은 "개성공단 방문을 반대한 당내 인사들이 '그것봐라'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들이 계속 비판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당내 일각에서 김 의장의 사과나 유감표명을 요구하는데 대해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며 "유감표명이 아니라,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사고 발생 직후인 20일 밤에도 비상대책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잘 다녀왔는데 마지막에 내가 실수한 것 같다"는 수준에서 이해를 구했을뿐 유감표명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목희(李穆熙) 전략기획위원장도 22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짧은 해프닝으로 국민께 심려 끼쳐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김 의장의 이야기를 전하려 온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춤판이든 율동이든 이건 해프닝에 불과하다"고 김 의장을 옹호했고, "본말이 전도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에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대북문제에 대해서는 김 의장과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있는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개성공단 방문을 준비하는 김 의장에게서 과거 백범의 결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김 의장을 적극 옹호하는 글을 게재했다.

천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함께 무대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박수를 치는 모든 분들에게서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염원을 엿보았다"고 설명한 뒤 "핵실험을 주도한 북한 지도부와 손을 잡은 것이 아니라, 북핵실험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평범한 식당 종사자의 권유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간애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또 한나라당 등의 공격에 대해 "'그토록 말렸는데 기어코 가더니 사고쳤다'는 식의 비난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한반도의 미래를 반북 이데올로기의 틀에 가둬놓고 안보장사를 계속하려는 안보기득권 세력의 집단적인 반발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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