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철새 직업군인 "여보, 미안해"

입력 2006-10-21 17:05:13

직업 군인이었던 나는 전·후방으로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이 이사를 다녔다. 친구들은 나에게 빨리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조국이 있고 내가 있기에….

그러나 그 이사는 나 혼자만의 고충이 아니라 국가수호의 책임을 담당한 많은 사람들 모두의 운명이었다. 나의 이사능력은 그야말로 수준급이고 능수능란했다. 임지를 따라 매년 이사를 다녀야 했기에 나는 이사에 대한 별다른 생각 없이 이삿짐을 싸고 옮기고 했다. 그러나 아내와 아이들의 생각은 달랐다. 정들었던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가서 새 친구를 만나야 한다는 불안감 때문에 이사에 대한 두려움을 가졌었던 것 같다. 이제는 전역하여 정착하여 살고 있으니 이사 갈 걱정은 없지만 그 당시 아내와 아이들의 생각을 좀 더 배려하지 못했던 것이 미안하다.

김완룡(대구시 남구 대명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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