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브로디즌'

입력 2006-10-21 11:29:05

세상이 너무 빠르게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어떤 낱말 앞에도 '急(급)'자를 붙이는 경우가 非一非再(비일비재)다. 그야말로 급발전하고, 이를 급추격하며, 급소화해 내는 세상이라고나 할까. 이 때문에 急滯(급체)에 걸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겠지만, 변화의 속도가 가히 급물살을 이루고 있음엔 틀림없다. 인터넷 문화는 그 선두주자라 할 정도로 변화의 모습이 전방위적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방송 매체가 다양해지고 다변화되는 가운데 인터넷 개인 방송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브로디즌(broadizen)'이 急浮上(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브로디즌'은 'broadcast(방송)'과 'netizen(네티즌)'의 합성어로, 준비된 공간 없이 자신의 방에서도 개국을 할 수 있어 누구에게나 가능한 초미니 방송이다. 장비도 '웰캠(컴퓨터에 연결해 영상을 찍는 카메라)'과 마이크가 전부라 한다.

◇요즘 톡톡 튀는 '브로디즌'들이 뜨고 있는 모양이다. 완전 무료 방송이며 광고료 수익도 전혀 없지만,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表出(표출)하면서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어 운영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더구나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바로 알 수 있어 공중파 방송보다 매력적이라는 말이 나오며, 파격적인 진행으로 인기를 얻는가 하면, 고정 시청자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올해 3월에 개국한 한 개인방송 지원 사이트에는 반년 만에 600만 개의 개인방송이 등록했다고 한다. 이 사이트엔 근래에 하루 평균 600~700개의 개인방송이 24시간 방송 중일 정도다. 동시 접속자 수도 8만 명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방송이 자유분방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특징으로 旣存(기존) 방송의 틀을 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우리는 원하든 그렇지 않든, 多媒體(다매체)'다채널 시대를 맞아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야 한다. 출처를 알 수 없고, 믿을 수도 없는 뉴스의 범람에 곤혹스러워질 때도 적잖다. 변화는 언제나 무언가를 퇴장시키면서 동시에 뭔가를 등장시키게 마련이다. 대중이 콘텐츠 소비에서 제작으로 몸을 바꾸고 있는 시대여서 개인 방송이 기존 방송들을 위협하는 형국이기도 하다. 어지러운 변화는 경계돼야 하리라.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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