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 두류공원에 너구리들이 극성이다. 2003년부터 1, 2마리씩 발견되기 시작한 너구리가 최근엔 30마리 이상으로 급증한 것. 공원의 너구리를 신기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광견병을 옮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면서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두류공원관리사무소가 너구리에게 사료를 주는 등 관리를 하면서 숫자는 더 늘고 있다. 이곳 너구리들은 매일 2번씩 두류공원내 산마루 휴게소에 내려와 사료와 물을 먹고 이곳 주변을 배회하며 살고 있다.
지난해 두류공원 내 야생 너구리를 생태조사한 동인동물병원 최동학 원장은 "두류공원 내 너구리들이 사람들에 의해 집단 사육되면서 개체수가 엄청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삵, 스라소니, 늑대 등 너구리의 천적이 없어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
공원 휴게소에서 일하는 홍종근(25) 씨는 "저녁만 되면 식당 주변에 너구리가 판을 친다."며 "사람들이 직접 사료를 줘서 그런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인 이규상(60) 씨도 "새끼를 데리고 와 먹이를 먹는 너구리들과 시민들에게 직접 음식을 받아먹는 너구리까지 생겼다."고 전했다.
너구리들이 사람들과 빈번한 접촉을 하면서 '병균'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3월 대구시가 실시한 생태조사결과 광견병 균을 가진 너구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신 고양이들에게 많은 편충과 고양이 해충이 다량으로 발견됐다.
대구시 환경정책과 담당자는 "근본적으로 너구리들이 도심으로 들어와 나가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며 "먹이가 부족하게 해 자연적으로 개체수가 조절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생태조사를 했던 최동학 원장은 "개체수를 줄이고 야생성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생태통로를 만들어 너구리를 도심외곽으로 빠져나갈 수 있게 해야한다."며 "인위적으로 불임수술을 해 숫자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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