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외국에서만 생산되는 것일까? 또 와인은 꼭 포도로 만들어야 할까? 그렇지 않다. 국내에서는 포도뿐만 아니라 감, 복분자, 머루, 배를 이용한 와인이 생산되고있고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와인이 들어온 것은 구한말 개항과 함께 서양문물이 들어오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와인은 주로 주한 외국인이나 종교의식용, 만찬용, 호텔 등에서 조금씩 소비되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1960년대 들어 국내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막걸리와 약주, 소주 제조에 곡류 사용을 금했다. 대신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포도를 이용, 와인을 제조해 국민 대중주로 보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1974년 정부는 양조용포도 생산 단지를 조성하고 와인공장 건설을 권장했다. 근래에는 포도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특산 과일을 재료로 만든 와인도 생산되고 있다.
◇ 포도와인
△ 마주앙=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첫 번째 포도와인이다. 1977년 5월, 경상북도 경산시에 연 600kl의 생산규모를 갖춘 와인 공장을 준공, 마주앙 화이트와 레드를 생산 판매했다. 마주앙은 시판과 동시에 천주교의 미사주로 봉헌되면서 그 품질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2년 이후 우리나라 와인 시장의 70%이상을 점유하며 한국와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러나 1988년부터는 대부분 프랑스나 독일 등 외국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고 있다. 대표적 상품으로는 마주앙 스페셜(1984), 마주앙 모젤(1988), 마주앙 라세느(1990), 마주앙 메독(1993), 마주앙 라인(1994), 마주앙 보졸레(1998), 마주앙 마고(1998), 마주앙 리오하(1998), 마주앙 카비네트 소비뇽(Red), 마주앙 샤도네(White), 마주앙 샤블리(White) 등이 있다.
△ 샤토마니= 샤토마니는 충북 영동군의 포도를 원료로 만드는 국산 포도와인이다. 마니산 산기슭 옛 성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포도 농장에서 순수국산 와인을 양조한다는 뜻에서 샤토마니란 브랜드를 사용한다.
충북 영동은 추풍령, 민주지산, 덕유산, 마니산 등이 고산 분지형 산악지대인데다 강우량이 적고, 일조량이 많으며, 밤낮의 일교차가 10℃이상이 되는 등 포도재배에 최적의 조건으로 알려져 있다. 토양 또한 배수가 잘 되고 척박한 자갈, 모래, 석회질로 되어 있어서 포도재배에 가장 적합한 토질이다. 무엇보다 샤토마니는 사계절 내내 13℃온도를 유지하는 지하토굴에서 최적의 조건으로 숙성시킨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매천리 야산에는 일제시대 일본군이 파놓은 탄약저장고가 89개나 된다. 이 중 몇 개를 와인숙성 저장고로 활용해 뛰어난 맛을 내고 있다.
샤토마니는 크게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으로 나뉜다. 레드와인은 적포도로 만든다. 포도껍질에 있는 붉은 색소를 많이 추출한 것이다. 화이트와인은 잘 익은 청포도와 껍질을 발효 전에 미리 제거한 적포도로 만든다.
◇ 과일와인
와인은 곧 포도라는 상식을 깬 다른 과일와인이다. 감, 복분자, 머루, 신고배 등을 원료로 만든 와인으로 최근 전국적으로 지역 특산 과일을 이용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북 청도의 감 와인 '감그린'은 지난 해 부산 APEC 정상회의 환영 리셉션 만찬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감그린=청도와인(주)이 씨 없는 떫은감으로 빚어낸 화이트 와인이다. 감을 발효해 나오는 아로마향과 부케향(숙성향)이 조화를 이뤄 황금색의 빛깔 좋은 화이트 와인이 탄생했다. 감에는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이 포도보다 20%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숙취 해소에 좋은 감을 원료로 만들어 뒤끝이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도와인의 특성은 길이 1천m 동굴에서 숙성한다는 점. 청도와인 터널은 1904년 일제가 건설한 직육면체 화강암과 3겹의 내화성 적벽돌로 만든 아치형이다. 터널 내부온도는 여름 철 15'16℃, 겨울철에는 12℃ 내외에, 습도를 60% 이상으로 유지해 와인 숙성지로는 천혜의 장소이다. 발효기간이 포도와인보다 길고 숙성은 포도와인보다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은은한 황금색 빛깔과 깊은 맛 때문에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 머루와인=산악지대가 많은 전북에 머루와인 공장이 많다. 그 중에서도 무주에는 머루와인 공장이 4개나 된다. 무주 군청이 41억 원을 들여 산성와인이라는 머루주 공장도 설립했다. 백두대간 준령에서 재배되는 머루는 25일간 발효 과정을 거쳐 1년 간 탱크에서 숙성된다. 숙성이 끝나면 원액 그대로 병에 담는다. 샤토 무주 머루와인은 입 소문만으로 한 해 3만병을 빚을 만큼 애호가들이 많다.
△ 복분자 와인=강원도 횡성산 복분자를 원료로 만드는 와인이다.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횡성군의 특화사업으로 추진됐다. 횡성에서 생산하는 디오니캐슬와인은 프랑스식 정통와인 제조방식으로 당도가 높은 복분자를 골라 양조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숙성한다. 이후 3차례의 여과 과정을 거쳐 출고 전까지 천연동굴처럼 설계된 지하 저장고에서 숙성한 후 출고한다.
△ 배 와인=디오니캐슬 배 와인은 일교차가 심한 강원도 원주, 횡성의 치악산 일대의 해발 700m 이상 고지대에서 생산된 당도 높은 완숙 신고배를 이용해 만든다. 배 와인은 비타민 B1, B2, C가 많아 감기 예방에 이용된다. 전남 나주 농협 배 술 가공사업소에서 생산하는 나주 배로와인은 나주 배를 원료로 국내 최초로 생산한 배 와인이다. (2006년 10월 19일자 라이프매일)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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