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김재박 감독 잡는다'…본인은 '고심'

입력 2006-10-19 13:20:26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는 지장(智將) 김재박(52) 현대 감독이 올 시즌 후 계약이 끝나지만 거취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김재박 감독이 프로야구 한화와 플레이오프에서 1승 뒤 3연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음에도 소속팀이 재계약을 강하게 원하고 있는 데다 사령탑 물색에 나선 LG의 새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어서다.

선수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 감독은 지난 1996년 현대 창단 감독으로 부임, 4차례(1998, 2000, 2003, 200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김응용 삼성 사장이 해태(현 KIA) 시절 9차례 우승을 지휘하고 2002년 삼성의 우승 한을 풀며 'V10' 신화를 창조한 것에 이은 두 번째 많은 우승이며 현역 감독으로는 최다 기록이다.

지난 2003년 3년 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천만원 등 총 10억5천만원에 재계약했던 김 감독은 소속팀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선택은 오리무중이다.

김용휘 현대 사장은 19일 "김재박 감독과 재계약하겠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SK 감독으로 취임한 김성근(3년 총 8억원) 감독보다 당연히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나 김 감독의 의사가 중요하다. 조만간 만나 그 문제를 상의할 것"이라며 재계약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대가 지난 해 7위로 추락해 올 해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음에도 젊은 선수들을 경쟁시켜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시켰던 지도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와 LG행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김 감독은 다소 느긋하다.

김 감독은 "구단(현대)으로부터 계약과 관련한 구체적 언질을 받지 못했다. (LG로부터)제안이 없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해봐야 되지 않겠느냐"며 계약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 감독은 LG 사령탑 후보로 코칭스태프로 호흡을 맞춰온 김용달(50) 타격코치가 함께 거론되고 있어 시원하게 속내를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몸값이 치솟고 있는 김 감독이 10년 넘게 몸담았던 현대호 선장으로 남을지 아니면 화려한 서울 입성에 성공할지 최종 선택에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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