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북핵 사태 발발 열흘이 넘도록 중구난방이다. 한쪽이 포용정책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면 다른 쪽은 끝까지 固守(고수)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대표적 고수론자가 김근태 의장이다. 김 의장은 내일(20일) 개성공단을 방문해 햇볕정책의 지속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당내 만류도 뿌리친 방북 강행이다. 다음달에는 금강산을 방문하겠다고 예고해 놓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포용정책의 축소 또는 전면중단을 희망(코리아리서치 71.9%)하는 것과 완전 逆行(역행)이다. 국제사회도 원치 않는 짓이다.
유엔 결의와 함께 북한의 2차 핵실험 가능성에 따라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대북 제재의 효과를 강구하는 때다. 우리 정부도 입장을 바꿔 금강산 관광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다.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가 대북 사업의 不適切性(부적절성)을 내비친 이후다. 미국의 압력을 못 이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의장이 남북교류를 고집하는 것은 與圈(여권) 기반인 호남과 DJ, 진보세력을 겨냥한 그 이상도 아니라고밖에 볼 수 없다.
집권여당의 대표이면 무엇보다 제각각인 당내 의견부터 정리해 정부와 입장 조율에 나서야 마땅한 것이다. 또한 국가 위기 상황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超黨的(초당적) 대처를 야당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도 그는 어제 당내 중진들이 국민정서를 들어 개성공단 방문에 제동을 걸어도 막무가내였다고 한다. 사흘 전 현대아산 본사를 방문해 '금강산 관광 파이팅'을 외쳤던 그 태도 그대로다.
지금 상황은 政派的(정파적) 이해득실을 따질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4천800만 국민이 전 세계가 나서 비상한 조치를 동원하고 있는 대상지역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국제사회에 조응하는 집권당의 정치력이 절박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