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서 울산 4-1 대파
'뒤집기의 명수' 전북 현대가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아시아 클럽축구 정상에 성큼 다가섰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최진철, 정종관, 임유환, 이광현의 연속골이 폭발해 이천수가 한 골을 만회한 '현대가(家) 형제팀' 울산 현대를 4-1로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전북은 지난 달 27일 전주에서 열린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서 울산에 2-3으로 패해 최소한 두 골차 이상으로 이기거나 3-2 이상의 다득점을 해야만 하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축구공은 둥글다'는 진리를 입증하듯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대승을 일궈내 결승행을 확정했다.
전북은 1.2차전 합계에서 1승1패가 됐지만 6득점, 4실점으로 두 골 앞서 지난 해 K-리그 챔피언 울산을 좌절시켰다.
전북은 다음 달 1일(홈)과 8일(원정) 대망의 결승에서 알 카라마(시리아)-알 카디시아(쿠웨이트)전 승자와 맞붙는다. 결승 상대는 19일 새벽(한국시간) 결정된다.
K-리그 클럽은 2004년 준우승에 그친 성남 일화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전북은 이 대회에서 2004년 3위에 올랐던 게 최고 성적이다.
전북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다롄 스더(중국)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오른 뒤 준준결승에서도 원정 1차전에서 상하이 선화(중국)에 먼저 패했지만 2차전에서 4-2 승리로 준결승에 올랐다.
'역전승의 기억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최강희 감독의 출사표가 그대로 맞아떨어진 명승부였다.
보띠와 제칼로를 투톱에, 염기훈과 김형범을 좌우 날개로 배치한 전북은 초반엔 마음만 급한 듯 경기를 잘 풀어가지 못했다. 울산은 최성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놓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천수와 레안드롱을 1선에 투입했다.
돌파구를 연 주인공은 백전노장 최진철이었다.
최진철은 전반 9분 김형범이 왼쪽에서 낮게 깔리는 강한 코너킥을 올리자 넘어지면서 타점을 맞춰 방향을 꺾는 헤딩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울산 수비수는 '사람을 놓치지 말라'는 격언을 잠시 망각했다.
두번째 골도 올 시즌 K-리그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정종관의 머리에서 나왔다.
173㎝의 단신 정종관은 전반 19분 최철순이 왼쪽 터치라인 앞에서 올린 프리킥을 울산 김영삼 앞에서 껑충 뛰어올라 헤딩으로 꽂아넣었다. 수비수들이 장신 공격수를 막는 사이 틈새를 기막히게 파고들었다.
두 골차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급해진 울산은 대반격에 나섰다. 이 때부터 전북의 히어로는 수문장 권순태로 바뀌었다.
권순태는 전반 24분 레안드롱의 왼발 강슛을 쳐냈고 1분 뒤 박규선의 왼발 중거리포도 몸을 날려 막아냈다.
울산은 이어진 공세에서 일대일 찬스를 잡고 이천수가 몸을 날리며 슛을 때렸지만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또 전반 종료 직전 이천수-최성국의 콤비 돌파 이후 최성국이 마무리슛을 날렸지만 골 포스트를 살짝 비켜갔다.
전북은 후반들어 보띠와 김인호를 빼고 임유환, 이광현을 투입해 잠그기에 들어갔다.
울산은 이천수의 중거리포로 쉴새없이 골문을 두드렸지만 전북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김정남 울산 감독은 후반 20분 마차도를 투입해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골은 전북이 또 뽑아냈다. 수비수로 투입한 임유환이 후반 22분 아크 옆으로 흐른 볼을 그림같은 논스톱 중거리슛으로 꽂아 스코어를 3골 차로 벌렸다.
울산은 후반 24분 이천수가 왼발 터닝슛으로 만회골을 넣었지만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전북의 이광현에게 네 번째 골을 얻어맞아 그대로 주저앉았다.
울산은 이천수, 레안드롱의 슛이 야속하게 골문을 외면했고 종료 직전엔 박동혁이 퇴장당해 추격할 힘을 잃었다.
◇18일 전적
전북 현대 4(2-0 2-1)1 울산 현대
△득점 = 최진철(전9분) 정종관(전19분) 임유환(후22분) 이광현(후37분.이상 전북) 이천수(후24분.울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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