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신인' 유현진(19.한화 이글스)이 '가을잔치'에서 호투를 펼치고도 아쉽게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현대와 한화가 1승씩 주고받아 플레이오프의 분수령이 될 3차전이 펼쳐진 16일 대전구장.
올해 정규시즌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방어율.탈삼진 1위)'에 빛나는 유현진과 승률 1위(14승4패)에 오른 전준호(31.현대)의 선발 맞대결은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신인의 패기와 산전수전 다 겪은 관록의 격돌이었고 유현진은 공교롭게 전준호의 인천 동산고 12년 후배였다.
또 유현진이 지난 9일 KIA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된 아픔을 딛고 올해 최고 투수로서 자존심을 회복할지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1회 초를 삼자범퇴로 넘긴 유현진은 공수교대 후 이범호의 좌익선상 2루타로 팀이 2-0으로 앞서면서 출발이 산뜻했다.
2회 현대 4번 타자 서튼의 솔로홈런과 4회 김동수의 적시타로 모두 2점을 내준 뒤 팀이 4-2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구원투수 최영필로 교체됐다.
모두 89개의 공을 던져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뒤 마운드를 내려가는 유현진의 얼굴에는 더 던지고 싶은 아쉬움이 드러났다.
그런데 바통을 이어받은 베테랑 최영필이 안타 3개로 2실점해 4-4 동점이 되면서 유현진의 승리는 순식간에 날아갔다.
유현진이 포스트시즌 두번째 등판에서 기록한 성적은 5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안타 5개와 볼넷 1개로 3실점.
직구는 정규시즌보다 약간 낮은 시속 140㎞대 초반에서 주로 형성됐고 삼진은 2개에 불과했지만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줬다.
4⅓이닝 동안 4실점한 선배 전준호와 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했고 정규시즌에서 현대를 상대로 평균 자책점 4.58로 비교적 약했던 것을 생각하면 잘 던진 것이다.
한화는 6회 말 터진 이도형의 솔로홈런과 문동환-구대성의 '완벽 계투'에 힘입어 5-4로 이기면서 결국 유현진의 역투는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하지만 큰 경기를 치르며 씩씩하게 크고 있는 유현진은 아쉽게 포스트시즌 첫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