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현의 교육프리즘)모의고사와 마무리 학습

입력 2006-10-17 07:4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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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치르는 모의고사가 학생을 자극하여 더 분발하게 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특히 수능시험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여러 번 실시하는 모의고사는 자칫하면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모의고사 점수야말로 실제 수능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잣대라고 생각한다.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평소 모의고사 성적과 비슷한 점수가 나올 것이라고 단정해 버리고는 쉽게 낙관하거나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의고사 성적에 근거한 점수 예측은 발전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 '나는 몇 점 이상을 받은 적이 없으니 실제 수능시험에서도 몇 점 이상은 불가능할 것이다.'라는 식으로 기대치를 낮게 잡기 때문에 비약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는 말이다.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모의고사 성적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학급 학생 중에서 20~30% 정도는 평소보다 20~40점(원점수 500 만점 기준) 정도 더 높은 성적을 받는다. 평소보다 훨씬 좋은 점수가 나올 때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거나 그날의 일진 등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비약적인 변화가 일어난 학생들의 생활태도를 면밀히 관찰해 본 사람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 학생들은 악착같은 승부욕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평소 모의고사 성적에 개의치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꾸준하게 공부한다. 그들은 무엇보다도 마지막 순간까지 성적 변화를 낙관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해마다 지금쯤이면 많은 사람들이 수험생들에게 맹목적으로 정신력을 강조하며 무조건 책상 앞에 앉아 있으라고 말한다. 수험생들은 조급하고 불안하기 때문에 능률에 상관없이 억지로 잠을 줄여가며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만 늘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상쾌한 상태가 아니면 아무리 많이 앉아 있어도 생산성이 없다. 흔히 '4당5락', 즉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보다 잘못된 입시 격언은 없다. 몸이 피로하지 않게 하면서 깨어있는 시간에 집중하고 몰두하는 생활을 해야 성적이 오른다.

올해 입시는 지금부터의 최종 마무리 학습에 의해 모든 것을 결정된다. 수험생들은 앞으로 치를 모의고사를 시간 안배를 위한 실전 훈련 정도로 활용해야 한다. 또한 모의고사를 통해 적극적인 자세로 몰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점수에 연연해서는 얻는 것이 없다. 일반적으로 양이 축척될 때 질적인 비약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학습량이 쌓이면 대개 시험 당일에 비약적인 점수 변화가 일어난다. 수능시험이든 육상 경기든 선두 각축이 치열할 때는 라스트 스퍼트에서 누가 좀 더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느냐에 따라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윤일현(교육평론가, 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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