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체고 최병권·곽귀근 감독
스포츠에서 라이벌은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고 관전의 흥미거리로 작용한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만 하는 존재인 라이벌은 승부의 세계를 더욱 뜨겁게 달구는 요소다. 17일부터 23일까지 경북에서 열리는 제87회 전국체전 열전의 현장 곳곳에서도 라이벌들이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대구체고에 최병권이 있으면 경북체고에는 곽귀근이 있다. 복싱계를 조금이라도 기웃거린 사람이라면 이들의 명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 스포츠 스타 배출의 산실인 체육고에서 복싱부 감독을 맡고 있는 지도교사들이다.
두 감독은 경북체고 복싱부 창단 멤버로 제3회 졸업 동기이자 경북대 사범대 체육교육학과(1981년 입학) 동기다. 나이도 45세 동갑이다. 대학 졸업 후 나란히 지도자의 길로 나선 두 감독은 높은 품성을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지도력을 발휘, 교육과 스포츠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여러 학교의 복싱부 감독으로 지도자 대결을 펼쳐 온 이들은 지난해부터 주목받는 대결을 시작했다. 최 감독이 2004년, 곽 감독이 2005년 각각 체고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들은 본격적으로 라이벌 대결을 펼쳐왔다.
2003년 개교한 대구체고는 다음 해 최 감독을 영입했다. 최 감독이 1995년부터 2003년까지 9년간 중리중과 대구전자공고에서 복싱부 감독을 맡아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등 각종 전국대회에서 수십 개의 금메달을 일궈내는 등 눈부신 성적을 냈기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최 감독은 1980년대 이후 복싱이 인기 없는 스포츠로 전락하면서 선수 발굴과 육성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유망주들을 만들었다. 복싱을 지도, 학교의 문제아들을 훌륭한 선수로 탈바꿈시켰다. 최 감독이 이끄는 대구체고는 이번 체전에서 금 1, 2개를 포함해 6개 이상의 메달을 노린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해 명감독으로 정평이 난 곽 감독을 경북체고에 컵백시켰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10년간 경북체고에서 복싱부를 맡아 화려한 성적을 낸 곽 감독은 이후 문경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체전성적을 올려라는 특명을 받고 경북체고에 복귀했다.
곽 감독은 선수 시절 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부모 이상으로 지극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고 과학적인 훈련 방법을 도입, 지도자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곽 감독은 이번 체전에서 출전 선수 4명의 전원 메달 획득(금 1, 은 1, 동 2개 예상)을 기대하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앞둔 가운데 최 감독은 "상대방의 장·단점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한 국내 최고의 지도자"라고 곽 감독을 자랑했고 곽 감독은 최 감독에 대해 "물심양면으로 복싱을 사랑하는 훌륭한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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