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저마다 "우리는 합법"
1개월째 병원운영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는 경산 백천동 경상병원의 노사갈등은 양 측의 물리적인 충돌과 대치 등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노사 모두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적법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관할 대구지방노동청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 사태악화 화살이 집중되고 있다.
◇노사충돌=노조는 9일 단체협약에 대한 노사간 현격한 입장차로 경북지방노동위로부터 '조정중지결정'을 받은 것을 근거로 10일부터의 파업은 합법적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경영진측은 노조의 행위를 '불법'으로 몰며 외부에서 온 청년들로 '구사대'를 조직, 노조원 강제해산을 시도해 양측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경영진은 16일 오전 1시부터 용역직원 70여 명을 병원 1층 노조 농성장에 투입해 노조원 50여 명을 강제로 끌어내려고 했으나 여성 노조원들의 저항으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을 벌였다. 노조원들의 격렬한 반발에 용역직원들은 오전 5시 45분 철수했으며, 양측 충돌로 노조원 3명과 용역직원 1명이 다쳤다. 또 15일 오전 5시 30분 청년 70여 명이 농성장에 난입, 노조원 20여 명을 끌어냈으나 뒤늦게 달려온 노조원 100여 명의 저항과 경찰 출동으로 물러섰다. 10일 밤에도 경비용역 직원들을 동원, 노조와 물리적인 충돌을 빚었으며 노조원 일부가 다치기도 했다.
◇노사주장 팽팽=노조는 병원정상화 방안으로 경영진측이 제기한 집행부 20여 명에 대한 업무방해 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 취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영진은 노조의 '선파업철회'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특히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명령신청(화의신청)을 한 경영진은 노사와 관계기관 협의 석상에서 "(부도로) 병원 문을 닫는 상황이 오더라도 노사 같이 망할 것"이라는 얘기를 공공연하게해 노조원들을 격앙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 단체에서는 "병상 900여 개의 경산 최대 종합병원의 파국을 막고 정상화시키려는 의지를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고 경영진을 비난하는 분위기이다.
노조원들은 노사 합의사항 번복 등으로 9월 15일 노사갈등이 발생한 후 경영진이 정상 지급해야될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동청의 조치도 요구했다.
◇대구지방노동청=지방노동청의 애매모호한 유권해석이 경상병원 노사 갈등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의 파업 '합법성'에 대한 노사와 경찰 등에 보낸 답변과 협의에서 '쟁위행위에 불법적인 여지도 있고 합법적인 요소도 있다.'는 두루뭉실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준기 근로감독관은 "인사철회 등을 요구한 것은 노조법으로 보호받지 못해 불법 여지가 있고, 단협과 임금 부분은 쟁의행위절차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합법 파업"이라며 "법원에서 최종 판단할 사항이지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노동청의 어정쩡한 태도로 인해 노사 모두 서로 적법을 주장하며 파업(노조)과 강제해산(경영진) 등으로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라며 조속한 '교통정리'를 요구했다.
경산·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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