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부르는 思師曲…도남초교 5회 졸업생들

입력 2006-10-14 09:08:21

"선생님들, 어르신들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지금의 저희가 있습니다."

대구 도남초교 5회 졸업생 27명. 이들은 15일 '사사곡(思師曲)'을 부른다. 자신들을 있게끔 이끌어준 은사들과 동네 은사격인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는 잔치를 여는 것. 올해 회갑을 맞는 이들은 회갑잔치를 마다하고 동네 어르신과 은사들을 위해 잔치를 베푼다.

모두 1945년 해방을 전후해 태어난 해방둥이들. 전쟁의 포연이 사그라질 무렵인 1953년 국민학교에 입학한 이들이 1959년 졸업 이후 다시 만난 건 1992년 봄. 27명의 졸업생 가운데 20명 정도가 모여 십시일반으로 회비를 걷기 시작, 모임을 가진 지 5년이 지나자 "모인 돈으로 10년 뒤에 같이 회갑연을 열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

그러다 이들은 4년 전 마음을 고쳐먹었다. 합동 회갑연보다는 '봉사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졸업생 이상도(62) 씨는 "10년 전부터 회갑연이나 같이 하자고 했었는데 요즘의 회갑연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다."고 했다.

지금껏 모인 돈만 1천만 원. 스승과 동네 어른들을 위해 아낌없이 쓸 예정.

이달수(61) 동창회장은 "선생님들을 수소문, 1993년에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사은회를 가진 적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두 분을 더 모셔 모두 네 분께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교사들도 들뜬 마음 한가득이다. 2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장영란(70) 할머니는 "건강이 안 좋아서 갈 수 있을지 확신을 못 하겠지만 가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그 아이들이 좋은 날 또 초대해 주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고 좋아했다.

한편 50년의 세월이 지난 만큼 학교 주변 동네 사람들도 많이 바뀌었지만 대다수 동네 어른들이 이날 참석하겠다는 통보를 해와 동창생들은 더 마음 설레고 있다. 논과 밭으로 둘러싸여 있던 1959년 당시 도남국민학교(경북 칠곡군 칠곡면 국우동)는 도남초등학교(대구 북구 국우동)가 됐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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