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거친 남자로 변신합니다"

입력 2006-10-14 08:31:13

현빈이 '꽃미남' 재벌 2세 이미지를 걷어내고 3류 인생을 살아가는 거친 남자가 됐다. 더부룩한 머리에 까칠한 수염이 예전의 깔끔하고 반듯한 모습을 떠올리기 힘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세상에 대한 반항이 묻어나는 듯한 강렬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현빈이 11월13일 첫 방송 예정인 KBS 2TV 월화드라마 '눈의 여왕'(극본 김은희·윤은경, 연출 이형민)에서 거친 남자의 매력을 선보인다.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과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 등에서 보여준 재벌 2세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복싱체육관의 삼류 스파링 파트너 한태웅 역이다.

13일 오후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의 한 예식장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전작에서 재벌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눈의 여왕'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일단 마음에 들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역할을 위해 수염을 기르는 등 겉모습에도 변화를 줬을 뿐만 아니라 복싱을 배우며 완벽한 변신을 준비했다. 기자간담회에 이어 조치원의 한 복싱체육관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그는 손에 테이핑을 하고 샌드백을 치는 장면 등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1년4개월 만의 드라마 복귀작인 '눈의 여왕'은 현빈에게 큰 기회이자 도전이다.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서 다른 작품을 해도 시청자들이 그만큼 봐줄까 걱정도 했고, 캐릭터도 한번에 떠오르지 않아 마음이 복잡했다"고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한 전혀 다른 이미지를 통해 연기자로서 자신의 다른 색깔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천재로 살다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는 복잡한 캐릭터여서 더욱 그렇다.

"처음 시놉시스와 대본을 보고 제가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았는데 이번 작품에서 이를 들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동시에 만약 잘되면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하고 욕심도 생겼어요."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지만 그 결과가 어둡지는 않을 듯하다.

그는 "촬영하면서 힘들게 하나씩 어려움이 풀려 머리가 가벼워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형민 PD도 "현빈은 색깔을 칠하면 여러가지 색을 칠할 수 있는, 평범한 듯 보이면서도 스스로 집중하면 다른 느낌을 내는 배우"라며 "기존 현빈의 깨끗한 이미지가 아닌 아웃사이더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현빈은 "'눈의 여왕'은 내게는 숙제 같은 작품이다. 못 이뤄냈을 때는 내가 가진 그릇이 이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에 잠깐 후회하겠지만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라며 "잘 봐주시면 연기에 대한 용기가 생기고 또 다른 캐릭터도 시도할 있는 기회로 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눈의 여왕'은 복싱체육관 삼류 스파링 파트너로 살아가는 한태웅과 부잣집 외동딸로 외롭게 성장한 김보라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이야기. 김보라 역은 성유리가 맡았으며, 그 외 임주환과 유인영 등이 출연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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