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20여 년 전, 내가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일 때 시골에 계시는 시어머니께서 양동이 하나 가득 도토리묵을 해 가지고 오셨다. 그 당시는 요즘 같이 자가용도 흔치 않던 시절이라 시외버스를 타고 나오셔서 머리에 이고 집까지 오셨다. 도토리묵 만들기가 얼마나 수고로운지 잘 몰랐던 나는 시골에 계시니깐 해주시나 보다 생각하고 이웃집과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결국 몇 모는 상해서 버린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도토리묵의 독특한 맛은 고향을 느끼게 하는 정취가 있다. 우리 시어머니만큼 나이가 들어 손자를 두고 할머니가 된 지금 그때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그리워진다. 무엇이든 다 주어도 아깝지 않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걸 자식을 키우면서 배웠는데, 양동이 가득 도토리묵을 이고 오신 어머니의 마음도 그러하셨으리라.
김정옥(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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