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90% "우리사회 연고·온정주의 강해"

입력 2006-10-12 10:05:47

청렴위 용역 "연고등록제, 연고형 부패 2진 아웃제 도입해야"

공무원 90% 이상이 우리 사회의 연고·온정주의가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청탁 등과 관련,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연고형 부패 2진 아웃제', '연고 등록제', 연고형 부패사범의 사면금지 등 공직자 부패 척결을 위한 획기적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정부기관 용역결과가 나왔다.

김태영 서울시립대 반부패시스템연구소장은 11일 국가청렴위원회와 서울시립대 반부패시스템연구소 공동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청렴위가 의뢰한 '부패친화적 연고·온정주의 문화개선 방안' 용역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립대 반부패시스템 연구소가 지난 6월22일부터 7월5일까지 중앙 부처 및 서울시내 각 구청 공무원 356명을 대상으로 조사, 이날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92.4%가 '연고·온정주의가 여전히 강하다'고 답변했다. '소속 조직에서도 그렇다'는 답변도 60.9%나 됐다.

문제해결을 위해 청탁이나 '연줄'을 사용하겠느냐는 질문과 관련, '그렇다'는 응답이 52.8%로 절반을 넘겼다. 그렇지 않다는 답변은 26.2% 수준이었다.

또 일과 관련한 청탁을 받았을 때의 느낌에 대해선 '바람직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바람직하지 않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57.4%, 13.0%씩을 차지하는 등 공무원의 도덕적 의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이나 동료의 부정·부패를 목격했을 때의 대처에 대해서도 '신고하지 않겠다' 는 응답이 21.5%로 '신고하겠다'(11.6%)를 크게 웃돌았다. '지인으로부터 경조사 선물이나 업무상 부탁을 받는다면'이라는 질문과 관련, '부당한 업무처리나 특혜가 아니면 부패가 아니다'가 56.8%로 '부패다'(21.3%)를 크게 상회했다. 청탁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연고로는 ▷혈연(42.8%) ▷학연(20.4%) ▷지연(17.2%)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이밖에 부패가 가장 심각한 분야로는 정치계(81.8%)가, 부패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행정분야로는 ▷건설·건축(49.3%) ▷검찰·교정·출입국 관리(16.0%) ▷경찰(8.5 %) ▷세무(7.3%) 등이 각각 꼽혔다. 연고·온정주의의 영향력이 가장 큰 분야로는 정치계(73.0%), 법조계(11.0%), 공직계(3.2%), 학계(3.2%) 등의 순이었다.

부패발생 원인으로는 '부정부패를 유발하는 정치구조'(27.1%)가 1순위였다.

김 소장은 한국사회 부패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는 온정·연고주의를 뿌리뽑기 위해 ▷연고형 부패가 두 차례 적발되면 공직사회에서 퇴출하는 '연고형 부패 2진 아웃제' 및 연고형 부패사범의 사면금지, 공소시효 연장 ▷연고에 관련된 사항을 미리 등록해서 관리하는 연고등록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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