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받은 한국 축구…시리아에 진땀 무승부

입력 2006-10-12 07:31:50

조재진 헤딩 선제골..수비 허점 드러내며 동점골 허용

한국이 정예 멤버를 모두 출전시키며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공격의 단조로움과 수비 불안을 드러내며 시리아와 1대1로 비겨 실망을 안겼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축구대회 B조 예선경기에서 한국은 1무승부를 추가, 3승2무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으나 경기 내용은 축구팬들의 머리를 쥐어뜯게 했다.

한국은 전반 9분 최성국이 왼측면을 돌파한 후 날린 크로스를 조재진이 헤딩으로 넣어 산뜻한 출발을 하는 듯 했다. 그러나 전반 18분 시리아의 역습때 골키퍼 김영광과 수비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알 사예드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수비수들이 상대의 역습 패스를 놓치자 김영광이 페널티 에어리어 밖으로 나오면서 가슴으로 볼을 쳐냈고 이 공이 알 사예드에게 걸렸다. 알 사예드는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 측면으로 공을 치고 간 뒤 김영광이 제 자리로 돌아오지 못한 사이 수비수들이 지키던 골문 사이로 사각에서 슛, 골문을 뚫었다.

이후 한국은 원 톱 조재진을 노린 측면 크로스에 의존, 단조로운 플레이로 일관했다. 설기현의 측면 돌파와 크로스는 날카로왔으나 수비에 치중하면서 한국 공격의 단순한 흐름을 간파한 상대 수비수들에게 번번히 차단됐고 조재진의 포스트 플레이도 수준급이었으나 미드필더 등이 2선에서 문전으로 올라오지 않아 떨궈준 공을 받아먹는 선수들이 없었다.

수비를 두텁게 하면서 빠른 역습에 나선 시리아는 전반 22분 지아드 차보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연결된 패스를 슛했으나 김영광의 선방에 걸렸고 40분에는 김상식이 문전 앞에서 불필요한 백 패스를 하다 상대에게 차단돼 위기를 맞는 등 수비 역시 불안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미드필더 김남일과 김두현이 밀고 올라오면서 중앙에서 침투 패스를 시도했고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만드는 등 공격 경로를 다양화했으나 슛이 부정확해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7분 김남일의 날카로운 패스가 쇄도하는 조재진에게 연결됐으나 심판은 잘못된 오프 사이드 판정을 내렸고 16분과 28분에는 김두현과 김남일이 가운데로 찔러넣은 공을 최성국이 골문 밖으로 날려 버렸다.

그러나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의 미드필더들은 상대 역습을 의식한 듯 전방으로 치고 올라오지 않았고 한국 공격의 위력도 떨어졌다. 미드필더 김정우 등은 교체 대상감이었으나 핌 베어벡 감독은 정조국과 이 호를 워밍업 시키다가 불러들이는 등 한 명의 선수 교체도 하지 않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후반 36분 조재진이 문전 앞에서 설기현의 패스를 건네받아 상대 수비를 따돌리고 슛했으나 골문을 빗나가는 등 한국의 슛은 밀집된 상대 수비수에 맞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7차례의 코너킥을 포함해 세트 피스 기회도 많았으나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인저리 타임 4분이 주어지자 한국은 더 이상 공격 의지를 보이지 않으며 공을 돌렸고 일부 관중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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