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각종 지원을 해 오던 교수·종교 및 사회단체들은 북핵 실험 이후 계속 지원여부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핵 실험은 북한이 스스로 '지원의 손길'을 마다하는 행동으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지원사업을 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실망스럽고, 애가 타지만, 이제 와서 끈을 놓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1998년부터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금강국수공장'을 설립, 하루 7천700그릇 분량의 국수를 생산해 부근 병원, 유치원, 학교 등지에 점심 급식을 해 왔던 (사)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의 법타 회장(경북 영천 은해사 주지)도 근심어린 낯빛이 역력했다.
법타 스님은 "사실 충격은 있다."며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지원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류의 숨통을 끊어선 안된다는 것.
지난 2004년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 당시 피해주민을 위해 긴급구호물품을 전달한 굿네이버스. 이 단체는 올해도 수해를 입은 북한 주민들을 위해 의약품, 식품 등을 전달해왔다.
이 곳 박동일 팀장은 "오는 11월 질병에 쉽게 노출되는 북한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기초 항생제 공장인 '대동강제약'을 준공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이 불투명해졌다."면서 "북에 대한 국내 여론이 악화돼 지원 사업에 대한 시선도 덩달아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지난 1994년 평양 제 3병원에 의료기기를 지원하면서 북한에 대한 구호사업을 시작, 수액재생산공장과 병원 건설사업 등을 벌여왔던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도 생각은 똑같다. 최수영 홍보팀장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것이므로 계속 돕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현재도 평양에 병원을 짓는 등 구호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 일로 인해 북으로 들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사업 진행도 차질을 빚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국내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6대 종단과 주요 시민사회 단체가 함께 참여, 북한주민 구호사업을 펼쳐 온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도 인도적 지원을 멈춰선 안된다는 궤를 같이 했다.
이 단체 강영식 사무국장은 "진행중인 지원사업 중지·유보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하고 현재 병원건설 사업을 위해 조만간 기술진 9명이 북으로 들어갈 예정"이라며 "후원자들의 고민도 크겠지만 대부분은 정치적 상황이야 어떻든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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