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C 긴급소집…핵실험 3시간 40분만에 정부성명

입력 2006-10-10 11:03:42

징후탐지부터 한미정상 통화까지

청와대는 9일 오전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직후 그 징후를 탐지하고 대통령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한 데 이어 정부성명 발표, 한일정상회담, 대통령 기자회견, 한미정상 통화에 이르기까지 이날 밤 늦게까지 급박하게 움직였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한국지질연구원이 오전 10시35분, 함경북도 화대군 지역에서 진도 3.58~3.7 규모의 지진파를 감지한 즉시 보고를 받는 등 핵실험을 전후한 시점에서부터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기 10∼20분 전 중국을 통해 그 같은 계획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노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실제 핵실험 관련 징후를 보고받고 오전 10시50분께 즉각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회 정보위에 출석했던 김승규(金昇圭) 국정원장을 비롯한 외교안보부처 장관들이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급거 청와대로 향했다.

청와대는 이와 별도로 정보당국에 대해 핵실험 진위 여부를 파악도록 조치하는 한편 사전에 준비된 대응프로그램에 따라 관련 부서에 상황을 지속적으로 추적,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시간 정부는 미국과 일본 등 관련국과의 긴밀한 정보 교환을 통해 함북지역에서의 지진파가 핵실험 때문인지를 놓고 면밀한 분석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오전 11분29분 연합뉴스가 북한의 핵실험과 함께 대통령이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한 사실을 처음으로 전 세계에 타전했고, 북한이 11시47분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며 이를 확인하자 청와대 등 정부의 대응은 더욱 기민해졌다.

특히 연합뉴스의 특종보도가 나간 지 불과 몇 분도 되지 않아 세계적인 뉴스방송사인 CNN은 정규방송을 중단, 연합뉴스를 계속해서 인용보도했으며, AP, 로이터 등 세계유수의 통신사들도 연합뉴스를 인용하며 긴급 기사를 전세계에 타전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있은 지 8분 후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으로 나와 긴급 현안 브리핑을 통해 지진파 감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11시30분 개의된 노 대통령 주재 안보관계장관회의는 북한이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이날 낮 12시를 기해 NSC로 격상됐다.

참여정부 출범 후 6번째인 NSC에서 참석자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한반도 및 세계평화를 뒤흔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도발적 행위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이 같은 인식과 엄중한 대북 경고를 담은 '정부 성명'을 내기로 결정했다. 정부 성명은 오후 1시40분께 폐회된 NSC의 자구 검토 등 최종 실무작업을 거쳐 오후 2시15분께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정부의 성명 발표는 북한의 핵실험 이후 3시간40분 만에 신속하게 이뤄져 그만큼 정부가 북한의 조기 핵실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정부는 개천절인 지난 3일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 계획을 예고한 이후 미국 등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강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대응책을 마련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추석연휴를 반납한 채 청와대에서 대면 및 온라인 보고를 통해 직접 핵실험 관련 동향을 챙긴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염두에 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한일정상회담을 마친 직후인 오후 5시30분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포용정책 재검토를 비롯한 강력 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오후 9시5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15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유엔 차원의 조치를 포함해 우방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통화에서 노 대통령은 ▷차분히 잘 조율된 대응 ▷우방과의 협의와 협력▷유엔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는 3대 입장을 밝혔고, 부시 대통령도 ▷절제되고 침착한 대응 ▷국제사회의 평화 파트너 협의, 한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 ▷유엔의 협조가 중요하며 현재 유엔 논의를 지지한다는 비슷한 내용의 3대 방침을 전해왔다.

두 정상 간의 통화는 지난 7월 6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이뤄진 이후 3개월여만으로, 이로써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14차례의 전화통화를 가지게 됐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동북아 안보체제의 판도를 바꾸는 일이며 우려할 사항"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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