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문고

입력 2006-10-10 07:19:51

▲초정리 편지

배유안 씀/ 창비 펴냄

한글이 정말 우수한 문자라는 것을 학교에서 아무리 배워도 아이들은 실감하지 못한다. 한글이 누가 언제 왜, 어떤 원리로 만든 문자인지를 지식으로만 배우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한 아이를 중심으로 당시 일반 백성의 삶에서 한글 창제의 의의를 자연스레 길어 올린 이 작품은 석수장이가 되려는 소년의 아픔과 성장, 그리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고뇌와 의지가 만나 큰 감동을 피워낸다. 주인공 장운이가 새로 배운 한글을 통해 누이와 편지를 주고 받게 되고 돌 깎는 기술을 종이에 적어두었다가 익히는 과정, 장운의 주변 인물들까지 자연스레 한글을 배워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한국대표 창작동화 시리즈

마해송·최명화 지음/계림 펴냄

한국대표 창작동화 시리즈는 1923년부터 2000년까지 아동문학의 4세대를 아우르는 우수한 작품을 전 10권, 120편으로 뽑아 한데 묶었다.

마음에 품고 바라면 언제가는 그꿈이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우화인 남미영 선생의 '제비꽃' 60~70년대 우리 사회의 고단함을 짧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권정생선생의 '아기 소나무', 친환경 자연을 구호가 아니라 쉽게 아이들이 느끼고 생각하게 해준 이효성 선생의 '과일나무', 남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마음의 아름다움을 알려주는 최은섭 선생의 '구멍 난 그릇' 등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나온의 숨어 있는 방

황선미 저/창비 펴냄

재개발을 앞두고 이웃이 모두 이사 나간 휑뎅그렁한 아파트. 그곳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선뜻 이사를 가지 못하는 한 가정이 주인공 나온의 집이다. 천식환자인 나온의 건강을 회복시키려 애쓰는 엄마, 조금은 멀찍이 서 있는 아버지, 장난꾸러기 동생의 가족 구성은 평범하다. 그런데 이 가족에는 비밀스러운 과거가 있다. 그 과거는 예기치 못한 방법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나온이 자신의 병과 가족에 얽힌 과거를 헤쳐 나가며 실마리가 풀려간다. 집과 핏줄이라는 모티브를 우리 식의 환타지로 잘 다듬은 성장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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