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한나라 대선 '3강 구도' 가능할까?

입력 2006-10-09 10:45:56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9일 민심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6월 30일 경기도지사 이임식을 마치고 곧장 전남 장성으로 내려간 지 꼭 102일 만이다.

손 전 지사는 민심 대장정 마지막 날에도 촌음(寸陰)을 아꼈다. 새벽 6시 부산 자갈치시장에 들러 활어와 어패류를 운반하는 일을 했다. 오전 11시 30분경 부산발 서울행 열차를 타고 오후 2시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손 전 지사는 서울 도착과 동시에 그동안의 소회를 밝히며 대장정의 폐막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100일 민심 대장정이 끝났다고 해서 민심을 찾는 여정마저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국민생활 속으로 들어가 국민들 삶에 도움이 되는 실사구시의 정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1차 민심 대장정을 통한 성과물을 정책과 비전으로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민생현장에서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제2의 민심 대장정'을 예고했다.

손 전 지사는 그동안 철저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서 이동했다. 자가용은 단 한번도 타지 않았다. 이동 거리도 총 1만2천여㎞에 달해 서울~부산을 15번 왕복할 만한 거리였다. 택시는 247회, 시외버스 64회, 기차 14회, 선박 8회, 지하철 4회, 비행기를 2회 이용했다.

그동안 광부, 어부, 용접공, 환경미화원 등 93개 직종으로 노동 현장을 체험했다. 덩달아 헝클어진 머리, 더부룩한 수염, 검게 그을린 얼굴 모습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초기에는 사진찍기, 보여주기식의 정치쇼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네티즌들은 물론 한나라당 국회의원, 뉴라이트 지도부, 김지하 씨, 이외수 씨 등 유명 인사들의 대장정 동참도 이어졌다. 1~2%대에 머물던 지지율도 어느덧 5%대로 진입했다.

그러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빅2'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은 여전히 난제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저평가 우량주'인 손 전 지사가 이들 '빅2'와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내 주장도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102일 민심대장정을 마친 손 전 지사가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고 3강 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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