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태원씨와 구가 쪽갈비

입력 2006-10-05 11:42:41

법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 때문에 뜻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이 사법시험에 매달립니다. 포부를 위해, 입신양명을 위해, 빈한한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죽을 둥 살 둥 법전을 파고듭니다.

31살의 나이에 벼랑 끝에 선 기분으로 법률공부를 시작해, 36살에 사법시험을 통과한 변호사 윤태원(45) 씨. 검정고시로 중·고교과정을 마치고 법대에 진학한 그는 대학도 혼자 힘으로 마쳤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 '한 번 뺀 칼은 무엇이든 결정을 봐야 한다.'는 심경으로 사법고시에 도전했답니다. 힘들게 공부했고 어렵게 변호사가 된 그를 '구가네 쪽갈비'에서 만나 인생담과 변호사의 사회적 역할을 들어봅니다.

"저의 세 아들 중 첫째는 고시원 시절에, 둘째는 연수원 때, 셋째는 변호사 개업 후 태어났습니다. 이 중 고시원 시절에 본 첫째에게 가장 정이 많이 갑니다." 어렵던 시기에 본 첫 아이가 공부에 힘이 된 것 같다.

고생과 시련이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이를 견뎌내면 오히려 넉넉한 인격의 소유자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고학은 사회적 약자들을 내 일처럼 변호해주는 원동력이 됐다. 주변에서 그를 놓고 '억울한 사람들의 무죄를 많이 이끌어낸 변호사'라 일컫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시공부를 하면서도 하숙비 마련을 위해 짬짬이 건설현장 노동자로 일을 했습니다. 일과를 마친 후 동료 인부들과 삼겹살을 구워 소주한잔 걸치면 하루 피로가 싹 가시죠."

갖가지 먼지를 마셔야 하는 건설 현장에서 체내 축적된 유해물질을 배출하는데 돼지고기만한 것이 없었고, 또한 값도 싸고 배도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식성도 쇠고기보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더 좋아한다. 이 때의 인연으로 그는 현재 몇 곳의 건설사 고문을 맡고 있다.

"이 집도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정갈한 양념에 마늘을 듬뿍 부려 재운 돼지갈비가 감칠맛이 더 한 것 같아 자주 즐기는 편입니다." 마실만큼 마신다는 소주가 두병 째 나오자 최근 법조삼륜의 삐걱거림에 대한 견해를 넌지시 꺼냈다.

"일반인들은 법조삼륜이란 의미가 마치 사법부, 검찰, 변호사 삼자 간에 은밀한 밀착이 있어서 실체적 진실을 무시하고 인정에 끌리는 판단을 하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가질지 모르지만 법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나라 정서가 혈연, 지연, 학연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긴 해도 법조계는 제각기 법을 통해 사회 질서유지와 기존적인 인권옹호, 더 나아가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공동목적에 봉사하는 데에 법조삼륜의 의미가 있다는 강변이다.

"법률적 분쟁에서 사법부의 판단은 그 종착점이고 이를 뒤엎을 어떤 다른 수단도 원칙적으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조계의 개인적 친소는 인정하더라도 사건 심의는 이해관계에 맞닥뜨린 각각의 개인이므로 그것이 재판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이유는 하등에 없는 거죠."

다만, 법조인들도 인간이기에 실체적 진실과 달리 판단 할 수 있고, 불행하게도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부언설명을 했다. "공판 중심주의가 화두가 된 이유도 이런 과오를 줄여보자는 취지인 셈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변호사의 이율배반적인 고충이 깃들어 있다. 정의를 위해 사건의 진실은 규명돼야 하지만 변호사는 의뢰인과의 신뢰관계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실체적 진실 규명이 어려운 사건을 사임하는 경우도 있다는 귀띔이다.

"변호사도 일정한 소득으로 직원 월급을 주고 사무실을 운영하는 사업주체라고 할 수 있죠 ."

그럼에도 다수의 저소득층이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이에 몇 년 전부터 형사사건 국선변호인제도가 활성화되고 최근엔 구속단계부터 국선변호인이 변호를 하고 있으며 기타 소송은 국가서 운영하는 법률구조공단이 염가로 제공하고 있다.

◇구가 쪽갈비

국내산 암퇘지의 갈비뼈와 이곳에 붙은 넉넉한 살을 석쇠에 구워 먹는 구가 쪽갈비는 남다른 양념법과 숙성법으로 쇠고기 못지않은 돼지고기의 맛을 살린 쪽갈비 전문집이다. 쪽갈비란 등뼈와 늑골이 붙은 부위의 갈비와 살로 육질과 지방이 고루 펴져 있어 돼지고기 특유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부위를 말한다.

예닐곱 가지의 양념에 의성마늘을 듬뿍 사용한 이 곳의 쪽갈비는 육질이 부드럽고 은근한 단맛이 있어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미리 양념에 재워두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숙성시킨 쪽갈비에 양념을 바로 버물려 제공함으로써 씹는 맛을 신선하게 한 점도 이 집 쪽갈비 맛의 비결이기도 하다.

대구 수성구 범어 4동 수성경찰서 지나 KBS가는 길을 따라 약 100m 지점 네거리에서 좌회전하면 간판이 보인다. 문의:053)743-3385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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