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추석연휴 마지막날인 8일 오후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가지는 평가전(KBS 2TV중계)이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23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한 핌 베어벡 한국대표팀 감독은 6월 독일월드컵 직전 열린 평가전에서 1대3 패배를 안긴 가나에게 설욕을 벼르고 있다.
▷설기현 對에시엔=설기현과 가나의 마이클 에시엔(첼시)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양 국의 대표적 스타.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인 설기현과 중앙 미드필더인 에시엔은 포지션의 차이에 관계없이 활동 반경이 넓어 맞대결할 가능성이 크다.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하자 마자 두각을 나타낸 설기현과 리그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는 에시엔의 승부는 양 팀의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두 선수는 더욱이 15일 오전 1시15분 레딩의 마데스키 구장에서 열리는 레딩과 첼시의 경기에서도 나설 것으로 전망돼 이번 평가전이 전초전이 되는 셈이다.
▷세대교체의 흐름 보이는 한국=한국은 최근 새로 소집한 대표팀에 23세 이하의 '젊은 피'를 16명이나 뽑았다. 이전의 아시안컵대회 예선에서 기존 대표들을 중용했던 베어벡 감독은 자신이 공언한 세대교체 작업을 막 시작한 느낌이다.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제외하고 해외파들은 설기현(레딩), 차두리(마인츠) 등이 평가전에 나설 전망이지만 이번에 새로 발탁된 대구FC의 오장은, 청구고 출신의 스트라이커 김동현(루빈 카잔), 염기훈, 권 집(이상 전북), 김치우(인천) 등도 실전 테스트 차원에서 기용이 예상된다.
베어벡 감독은 12월 도하 아시안게임도 염두에 두고 새로 뽑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나와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질 세대교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영표(토튼햄 핫스퍼)가 4일 입국, 대표팀에 합류했으며 부상중인 이천수(울산)와 장학영(성남)은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장학영 대신 광주 상무의 수비수 박주성(23)이 보강됐다.
▷가나, 정예 멤버로 온다=아프리카에서 유일한 독일월드컵 16강국인 가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23위의 강호로 이번 평가전에 마이클 에시엔(첼시), 스티븐 아피아(페네르바체), 설리 알리 문타리(우디네세), 아사모아 기안(모데나)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앞서 4일 일본과 평가전을 갖는 가나는 정예멤버를 모두 호출, '동아시아 투어'에 나서게 됐다.
가나는 독일월드컵 직전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에시엔, 기안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움직임과 힘,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을 몰아부쳤다. 월드컵 16강전에서는 세계 정상의 브라질과 맞붙어 특유의 힘과 스피드로 브라질을 압도했으며 공격 마무리의 세기가 부족해 패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지석기자jiseo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