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오늘은 개천절이로구나. 열릴 개(開), 하늘 천(天), 날 절(節)! 5천여 년 전 우리 나라가 처음 세워진 날이지.
하늘이 처음 열린다는 것은 나라가 처음 세워졌으니 새로운 하늘을 맞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아 붙인 이름이란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나라일수록 건국신화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 나라는 단군신화를 가지고 있지. 단군신화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할 점이 들어있는데,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민족은 하늘의 자손이라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단다.
우리 나라를 처음으로 세운 단군(檀君)은 천제(天帝) 즉 하늘의 제왕인 환인(桓因)의 손자란다. 단군의 아버지는 환웅(桓雄)이었는데 환웅은 평소 인간 세상으로 내려와 온 세상을 평안하게 하고자 하였지. 그래서 환인이 환웅의 뜻을 알아채고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땅으로 내려가게 하였단다.
천부인은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힘을 상징하는 물건인데 하늘의 것이었기에 천(天)을 앞에 붙였단다. 구태여 세 개라고 한 것은 바람, 비, 구름의 신을 거느릴 수 있었기 때문이지. 환웅은 3천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 꼭대기의 신단수 밑에 내려와 그곳을 신시(神市)라 이르고 세상을 다스리기 시작하였단다.
이때 곰 한 마리와 호랑이 한 마리가 있어 같은 굴속에 살면서 환웅을 찾아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어. 환웅은 이들에게 신령스러운 쑥 한 줌과 마늘 스무 쪽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백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참으면 사람이 된다고 일렀지.
곰과 호랑이가 이것을 받아먹고 참기 시작하였는데 호랑이는 참지 못하고 중간에 굴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곰은 끝까지 참아내어 여자의 몸이 되었단다. 사람으로 변한 웅녀(熊女)는 신단수 아래에서 아이를 가지게 해달라고 빌었지. 이에 환웅이 잠시 변해 혼인하여 아이를 낳으니 그가 곧 단군 왕검(王儉)이란다.
왕검은 자라서 서기 전 2333년에 임금이 되고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정하였지. 왕검은 1천500년 동안 나라를 잘 다스리다가 산신이 되었단다. 우리는 왕검이 나라를 세운 날을 기념하여 개천절을 가지게 되었고…….
그러니 우리는 하늘의 자손 즉 천손족(天孫族)이라는 것이지. 그런 만큼 우리 민족은 마음씨도 하늘처럼 넓어야 한단다.
다음으로 우리 민족은 참을성이 많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단다.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백일을 견디는 것은 곧 고행(苦行)을 의미한단다. 쑥은 쓰고 마늘은 매우니까……. 그런데다 굴속은 어둡고 무서우니 공포와 절망을 함께 나타내지. 하지만 우리 민족은 마침내 모든 것을 이겨내고 밝은 세상을 이루게 된단다.
이와 같은 참을성은 우리 민족이 온갖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도 꾸준히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밑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단다.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앞세웠고, 제세이화(濟世理化)로 이를 실천하였다는 점이지. 홍익인간이란 '널리 인간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고, 제세이화는 '세상을 이치에 맞게 합리적으로 다스린다.'라는 뜻이란다. 즉 사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간 중심적 사상을 바탕으로 나라가 세워지고 다스려졌다는 점이지.
심후섭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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