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구술면접)반기업 정서

입력 2006-10-03 07:51:38

◆ 기출문제

한국 사회의 반기업 정서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인지 설명해 보시오. (경북대 기출문제)

◆ 해결의 실마리

△ 반기업 정서의 의미

반기업 정서란 기업이나 기업가를 감정적으로 본 부정적인 평가이다. 그런데 자본주의 경제 질서가 고도로 발달한 우리 사회에 반기업 정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서 반기업이란 기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존재를 부정한다는 건 현존 체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사회 전복적인 발상인데, 많은 사람들이 기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 사회는 현상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에 대응하여 정체 체제도 혁명적인 변동을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그러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는다. 오히려 취업을 위해, 즉 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상당수의 취업 준비생, 실업의 고통에서 벗어나 회사원이 되고 싶어 하는 실직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따라서, '반기업 정서'란 기업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반기업 정서'란 대중들의 어떤 감정 상태를 지칭하는 것일까? 이는 얼마 전 언론에 보도된 한 여론 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설문 조사에 의하면, 대중들은 기업이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활동은 '이윤 축적'보다 '이익의 사회 환원'이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상식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의 존립 목적은 '이윤 축적'인데, 설문 조사에 응한 대중들은 왜 이런 상식에 반하는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바로 이 모순된 지점이 우리 사회에 형성된 '반기업 정서'의 실체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감지되고 있는 '반기업 정서'는 '기업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기업의 본래 존재 목적에 위반되는 기대 수준'이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은 대중들의 기대 수준과 괴리되어 있으며, 대중들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삶을 영위하는 기업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못하지만, 기업의 활동에 대한 이상적인 기대가 대중들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면 대중들은 기업에 대해 지니고 있는 기대는 정당한 근거를 지니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지나친 것인가. '기대'는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기다리는 마음'인데, 자신의 노력과 투자에 대한 온당한 보상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바라듯이 노력하지 않고도 어떤 결실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서 그 기대가 정당한 근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반기업적 입장으로 분류하고, 대중들의 심리적 박탈감이 빚어 낸 막연한 반감이라고 보는 사람들을 친기업적 입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

△ 반기업적 입장

'반기업 정서'가 정당한 근거를 지니고 있다고 보는 사람들은 대기업의 성장이 결코 기업가 혼자 힘으로 이룩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들은 대기업의 성장 과정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국민들이 낸 세금, 국민들이 가계를 위해 저축한 돈이 기업의 운영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 대기업들은 우리나라의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이용한 수출 산업으로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다. 물론, 산업화의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형성된 노동자 계층은 기업이 생산하는 각종 상품을 소비했고, 이러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은 기업의 급속한 자본 축적으로 이어졌다. 반면, 기업주들이 기업을 자신의 소유물인 것처럼 생각하며 반기업적 정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근거는 창업의 과정에서 자신이 투자한 초기 자본과 노력, 자본의 축적 과정에서 사업 영역을 확대할 때마다 발생한 여러 고비들을 넘기며 기업 규모를 키운 것에 대한, 이른바 '성공 신화'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하지만 '반기업 정서'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기업이 규모를 키우고 사세를 확장시킨 데는 위에서 든 노동자, 소비자의 역할이 막대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현재 기업 경영주들이 홀로 기업을 키운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 친기업적 입장

반면, 친기업적 입장에서 본 '반기업 정서'는 대중들의 심리적 박탈감이 빚어 낸 막연한 반감이다. '반기업 정서'는 근거가 대단히 미약한 것이며 우리 사회에서 '반기업 정서'가 확대·재생산된다면 이는 기업 활동의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일 수 있다. 이들은 기업이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가장 유력한 주체이며, 특히 경영주의 초기 자본 투자, 내수 시장 확대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경영주의 의지와 결단에 바탕한 사업 추진력을 강조하고, 경영의 위기 상황에서 경영주가 보여 준 민첩한 대응력 등을 강조한다. 또한 이들은 기업의 역사는 곧 창업주 개인의 일생이며 그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로 본다. 오히려 대중들이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치'는 기업을 경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어려움을 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치는 타인이 성취한 성과에 대한 질투와 시기의 산물일 뿐으로, 근대 사회의 기본 원리인 사유 재산 보호의 원칙을 허물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이윤의 확대'보다 '이익의 사회 환원'이 강조될 수는 없는 일이다. 비록 기업의 경영 과정에서 경영주의 독단이 문제가 되기는 했지만, 사실상 경영주의 독단적인 행동은 한국 경제가 짧은 기간 동안 고도의 성장을 이루는 '압축 성장' 과정에서 발생시킨 필연적인 의사 결정 구조였다. 따라서, 모든 개체의 성장 과정이 그러하듯 기업도 성장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너그럽게 인정하고, 향후에도 기업의 활동이 국민의 경제생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유로운 이윤 축적 활동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즉, 최대한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오히려 바뀌어야 할 것은 국민들의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이다.

◆ 예시답변

교수 : 한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는 반기업 정서에 대해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보게.

학생 : 저는 반기업 정서라는 용어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용어는 기업의 입장과 이익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이들이 대기업의 독점을 완화하려는 정부 정책을 '반기업'적 정책이라고 부르면서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존재를 반대하는' 이들은 없기 때문에 '반기업'이란 용어 자체가 지나친 피해 의식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면서 기업의 존재를 반대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한국 사회에 '반기업 정서'라는 용어와 일치하는 정서나 감정의 상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업이나 기업가에 대해 주정적으로 평가하는 감정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감정의 기원은 전적으로 기업과 기업가가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업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생산을 담당하는 노동자들의 성실한 노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기업에 대해 국가가 지원해 주었던 돈의 출처는 사실 국민들이 낸 세금이었습니다. 지난 IMF 구제 금융 시기에 기업이 진 해외 빚들을 탕감해 준 건 바로 국가였고, 그 돈은 국민들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자신들이 축적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을 게을리 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모 기업의 총수가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편법·탈법적인 방법을 동원한 사건입니다. 더군다나 기업은 성장 과정에서 정부와 철저히 결탁한 정경 유착이란 방법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윤 획득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대중들이 기업이나 기업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교수 : 그렇다면 반기업 정서의 해결책에 대해 말해 보게.

학생 :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반기업 정서'가 형성된 책임은 전적으로 기업과 기업가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이 먼저 변화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안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윤 획득 방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그 어느 시기보다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권력형 비리도 순식간에 새어 나올 정도입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윤 확대를 위해서라도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명정대한 이윤 추구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절차상으로는 소유와 경영의 완전한 분리, 사외 이사제의 확대 실시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획득한 이윤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입니다. 이는 조세납부의 의무가 될 수도 있고, 미국의 빌 게이츠처럼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 재산을 환원하기 위해 재단을 설립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업이 스스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의식의 각성이 필요합니다. 굳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용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예로부터 흉년이면 집안의 창고를 개방하여 빈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부자의 윤리를 갖춘다면 대중들의 반기업 정서는 훨씬 더 완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공 : 송원학원 논술·면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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