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공격보다 수비가 더 낫다"

입력 2006-10-02 15:21:56

"공격보다 수비가 더 낫다고 생각해 포지션을 바꿨습니다"

제3기 베어벡호 합류를 위해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차두리(26.FSV 마인츠05)가 입국장에서 마중을 나온 어머니 오은미씨와 포옹을 나눴다.

초록색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차두리는 "오랜만에 오게 됐는데 국가대표팀에서 뛰게 돼 더욱 기분 좋게 들어올 수 있었다"며 입국 소감을 밝혔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수비수로 자리를 옮긴 차두리는 지난해 11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 A매치에 출전한 뒤 11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2006 독일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탈락한 뒤 세르비아와 평가전 이후 9개월여 만에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그는 "이번에는 수비수로서 대표팀에 뽑히니까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생겼다"면서 "독일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뛰었던 경험을 토대로 국내 팬들에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해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하지만 이를 계기로 다른 것도 경험하고 다른 선수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었다. 축구 뿐 아니라 세상을 사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5경기 연속 오른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차두리는 "새로운 포지션에 잘 적응하고 있다. 매주 경기에 나가면서 컨디션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면서 "단숨에 완벽해 질 수는 없겠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수와 수비수 중 어느 포지션이 더 자신이 있는가'란 질문에는 "수비가 낫다. 공격수로서 날 원하는 구단도 있었지만 수비수가 낫다고 판단해 팀을 옮기지 않고 포지션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또 송종국과 조원희(이상 수원) 등과 대표팀에서 오른쪽 수비수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에 대해 "두 명 모두 안정적으로 수비를 하고 기술이 뛰어나지만 내게도 나만의 장점이 있다. 몸싸움과 스피드에는 자신이 있다. 전에는 공격수로도 뛰어봤기 때문에 수비수로서 파괴력 있는 공격을 선보일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게 될 핌 베어벡 감독에 대해서는 "아직 훈련을 같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어느 정도 스타일은 알고 있다"면서 "베어벡 감독은 한국 축구와 선수들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잘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과 자주 통화를 한다는 그는 "요즘 (수원) 성적이 잘 나와 전화로 내가 축하드리기 바쁘다"면서 "아버지도 팀 성적이 괜찮아 마음이 편해지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두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입국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이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고 묻자 "대화를 못 나눴다. 같이 탄 줄도 몰랐다"며 웃음을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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