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쟁이 김성구(?)'…맥해일 美19지원사령관 '화제'

입력 2006-10-02 10:07:17

'미국사람 김성구(金星邱)'가 요즘 대구 관가(官街)의 화제다.

김성구는 이달 말 한국 근무를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티모시 맥해일 미 19지원사령부 사령관(소장)의 한국 이름.

특히 이 벽안의 미국 장군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준 주인공이 바로 김석기 대구경찰청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 사연이 또 하나의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맥해일 사령관은 최근 대구시에 '이례적'인 요청을 했다. 그는 오는 16일 대구시가 자신에게 주는 '명예시민증'에 '특별한 이름'을 써 달라는 요구를 한 것. 특별한 이름은 '김성구'. 맥해일 사령관의 한국 이름을 지칭한 것. 맥해일 사령관은 이 이름을 잊을 수 없다며 명예시민증에는 꼭 김성구를 넣어달라고 했고 대구시도 이를 받아들일 예정.

맥해일 사령관과 의형제를 맺고 한국이름까지 지어준 사람은 김석기 대구경찰청장. 그는 지난 7월 "내가 한국이름을 지어주면 어떠냐."는 제안을 맥해일 사령관에게 했고 맥해일 사령관은 흔쾌히 승낙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김성구. 김 씨로 한 것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이라서, 성 자는 '앞으로 별을 더 달라.'는 의미, 구 자는 대구를 상징하는 것. 이렇게 한국이름이 정해진 맥해일 사령관은 어째튼 김 청장과 같은 성을 쓰게 되는 인연을 맺은 셈.

이름을 받아든 맥해일 사령관은 전국의 어떤 행사장에 갈 때마다 '김성구'를 자랑한다는 것이 측근들의 전언. 그리고 이 이름 때문에 대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말도 꼭 덧붙인다는 것.

게다가 그는 "내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는 바로 2년간의 대구 근무"라고까지 말할 만큼 한국 이름을 받아든 대구를 사랑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설명했다. 맥해일 사령관은 우리나라 애국가를 완벽한 발음으로 부르고 아들도 아리랑을 구성지게 풀어놓을 만큼 '한국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

미 19지원사령부 한 관계자는 "미국 국방부(펜타곤)로 들어갈 맥해일 사령관은 장래가 촉망되는 장군인데 대구에서의 '좋은 기억'을 바탕으로 미국에 가서 한국을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일 한국대사관·오사카 총영사관 등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했던 김석기 대구경찰청장은 "세계화시대를 맞아 모든 공직자는 외교사절 역할도 해야 한다."며 "경찰이 치안을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제 외국인들과의 교류도 강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들을 세계 곳곳에 심는 새로운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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