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블루오션' 실버세대를 잡아라!"

입력 2006-10-02 09:24:41

2일은 지난 1997년부터 제정한 법정기념일인 '노인의 날'. 지난 2000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7.1%를 넘어서면서 우리나라도 노령화사회로 진입했다. 자녀로부터 용돈을 받아 근근히 생활하는 노인들도 많지만 각종 연금 혜택을 누리면서 노년을 즐기며 사는 인구도 적잖다. 때문에 실버세대는 유통업계가 놓칠 수 없는 새로운 '블루 오션'인 셈.

노년층이 늘면서 전통적 노인상을 거부하고 자기중심적이면서 감각을 중시하고 소비성향도 갖춘 이른바 '통크족(Two only no kids)'이 새로운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자녀에게 부양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으로 생활하며, 손자·손녀를 돌보느라 시간을 뺏기는 대신 자기만의 인생을 즐긴다.

대구백화점 CRM(고객관계관리)팀에 따르면, 전체 백화점 고객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 2002년 8.8%에서 2006년 상반기 12.4%로 높아졌다. 특히 전체 매출에서 60대 이상 고객이 차지하는 비율은 10.8%에서 14.5%로 신장했다.

대구백화점 판매촉진팀 황우교 과장은 "경제력을 갖춘 실버세대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유통업체들은 이들을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분류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버세대를 위한 상품은 신발부터 의류, 건강용품,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백화점들은 특별히 실버코너를 마련하는 대신 일반 매장에서 젊은 세대들과 함께 상품을 구매하도록 한다. 굳이 노년층이라고 구분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 들어서는 40, 50대를 위한 이른바 '마담 패션' 매장을 찾는 노년층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회색이나 갈색 톤의 노인색을 거부하고, 보다 밝은 색 컬러톤이나 꽃무늬 등 다채롭고 화려한 제품을 찾는 것이 특징. 유·아동복 매장을 이용하는 실버세대들도 최근 크게 늘었다. 구매력을 갖춘 실버세대들이 하나 또는 둘 뿐인 손자·손녀를 위한 씀씀이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성 제품도 인기다. 컴팩트 슈즈매장인 '사스'의 경우, 오래 걸어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기능성 구두를 내놓아 노인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당뇨환자 등을 위한 기능성 신발도 등장했다. 특수 가죽과 재질을 사용하여 발이 부어도 편한하게 신을 수 있으며, 혈액순환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골프웨어나 아웃도어 의류도 실버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건강상품 매출도 늘었다. 가을철로 접어들며 날씨가 쌀쌀해지자 안마의자, 옥매트, 발맛사지기, 족탕기 등 건강용품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안마의자는 가격대가 부담스럽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품목. 백화점 매장에서 770만 원짜리 안마의자까지 등장했다. 원적외선으로 혈액순환과 숙면에 도움을 주는 옥매트도 비교적 고가이면서 잘 팔리는 품목. 최근에는 청소하기 힘든 노인 고객들을 위해 자동으로 청소를 해주는 로봇청소기도 선보이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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